by방성훈 기자
2015.01.26 18:14:09
가스연맹, IGU에 후임자 승계 등 문의..산업부 "이번주 결론날 듯"
가스업계 "장석효 사장 스스로 물러나야"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내 가스업계가 장석효 전 가스공사의 국제가스연맹(IGU) 회장 및 부회장 직책을 후임자에게 승계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가스연맹 등과 함께 IGU 차기 회장을 수행할 만한 인사를 모색하고 있다.
26일 산업부와 가스공사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장 전 사장은 현재 IGU 회장 또는 부회장직과 관련해 산업부나 한국가스연맹 측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장 전 사장이 그동안 검찰 기소건에 대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던 만큼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관섭 산업부 차관은 이에 대해 “장 전 사장이 (스스로) 사임하지 않더라도 IGU 측과 교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IGU와 후임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한국가스연맹은 장 전 사장 후임자 승계와 관련해 IGU에 관련 규정 등을 문의한 상태다. 가스연맹은 IGU 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우리 입장을 적극 소명하고 후임자 승계 등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장 전 사장은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재가하면서 가스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2021년 세계가스총회(WGC) 대구 유치로 IGU 회장 및 부회장 당선자 신분은 아직 유효하다.
이에 따라 장 전 사장은 △2015~2018년 IGU 부회장 △2018~2021년 회장 △2021~2024년 명예회장 등을 각각 맡기로 예정돼 있으며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IGU 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임기가 시작된다.
장 전 사장이 IGU 회장 또는 부회장직 수행을 강행할 경우 IGU 측에서도 이를 제재할 규정은 없다. IGU 정관에서는 회장이나 부회장이 임기 중 사임 또는 유고(有故)시 회장국에서 다른 사람을 내세워 대체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이 당선자 신분에도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산업부 관계자는 “근시일 내 IGU 측에서 답변이 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주 내로 장 전 사장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안팍에서는 WGC 회장 또는 부회장 직위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자리인 만큼 국가 위상 등을 고려해 장 전 사장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흘러나온다.
또 IGU 회장 및 부회장 당선자가 된 데에는 가스공사 사장 및 한국가스연맹 회장이라는 직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만큼, 가스공사 사장에서 물러난 현재 마땅한 명분을 찾기는 힘들단 의견도 있다.
특히 재판을 받다 보면 IGU 회장 및 부회장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스업계의 지지를 잃은 상황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개인 비용으로 IGU 업무를 수행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장 전 사장 사건이 국내 가스업계의 국제적인 위상을 떨어뜨리게 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장 전 사장이 부회장에 취임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장 전 사장 자리를 승계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잘못하면 2021년 WGC 대구 유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2021년 WGC 대구 개최가 정상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WGC 대구 유치는 한국이 압도적인 표차로 이뤄낸 결과”라며 “장 전 사장이 IGU 회장 또는 부회장직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WGC 대구 유치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