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유전, ‘폐비닐서 저온으로 기름 뽑는’ 기술로 美시장 뚫었다
by김세연 기자
2024.12.24 16:06:44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도시유전 RGO 기술 승인
첫 해외 상용화 공장 승인 사례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폐플라스틱 및 폐비닐에서 다시 기름을 추출하는 스타트업 ‘도시유전’이 자사의 열분해유 생산기술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도시유전은 석유 재생(RGO) 플랜트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에서 지난 18일 승인이 확정돼 해외에서는 첫 번째로 국내 열분해유 생산기술 수출 길이 열리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피닉스시는 영국 사비엔 테크놀로지 그룹의 도시유전 RGO 시스템 도입을 공식적으로 승인하며 도시유전의 기술을 사용하게 됐다. 사비엔 그룹은 도시유전의 해외사업 파트너다.
리차드 패리스 사비엔 테크놀로지 그룹 회장은 “이번 공식 승인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필요성과 사비엔이 추진하고 있는 기술(도시유전의 RGO)의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피닉스시가 목표로 한 ‘2030년 매립 폐기물 50% 전환’에 신뢰할 수 있는 플라스틱 원료 공급원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RGO 시스템은 폐플라스틱 및 폐비닐을 태우지 않고 비연소식 저온분해를 통해 배출가스 없는 지속 가능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전기에너지만을 사용하는 ‘히터봉’과 ‘세라믹촉매’를 활용해 폐플라스틱류 및 폐비닐류를 300℃ 미만의 저온에서 분해·처리하기 때문에 탄소와 공해물질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폐비닐·폐플라스틱 1t을 처리할 경우 최대 0.7~0.8t의 고품질의 나프타 또는 경질유 수준의 재생유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21년 12월 산업통산자원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기도 했다.
기존의 ‘고온 열분해’ 방식이 아닌 ‘비연소 저온분해’ 처리방식은 차세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술로서 유럽이나 중동국가,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소각이나 연소방식이 아니어서 탄소배출권도 획득도 가능하다.
한편 지난 2015년 피닉스시는 환경 및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매립지에서 폐기물을 전환해 순환 경제를 창출하고 도시를 성장시키는 국제 프로젝트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국제 프로젝트 공모 우승팀으로 사비엔그룹의 ‘시티 오일 필드’(COF, 도시유전)을 선정하고 지난 18일 피닉스 시의회에서 공식 승인했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이번 영국 사비엔 그룹의 발표 및 피닉스시 시의회의 승인은 지난 2021년 영국 캠브릿지 대학과 해당 기술개발과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국내의 기관과 연구원들이 일찍이 인정한 기술”이라며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는데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