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원 5명 중 1명 “트럼프 패배시 승복 안할 것”
by정다슬 기자
2024.10.22 15:45:37
PRRI·브루킹스 연구소 여론조사
정당뿐만 아니라 인종, 종교에 따른 여론 파악
2021년 美국회의사당 습격사건 이후 정치적 폭력 많아져
|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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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공화당원 5명 중 1명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결과를 인정하지 말고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민주당원의 경우, 해리스 패배 시 승복해서는 안된다고 답한 비율은 10명 중 1명이었다.
22일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와 브루킹스연구소는 다양한 인종과 신앙적 배경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현재의 미국에 대한 인식과 미국 대선에 대한 생각을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여론조사는 미국 성인 5352명을 대상으로 8월 16일부터 9월4일까지 온라인으로 시행했으며 95% 신뢰 수준서 ±1.84%포인트 오차범위를 보였다.
응답자의 8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이를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1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를 공화당원으로 한정하면, 이 응답률은 19%로 늘어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이를 승복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88%였다. 승복해서는 안 된다는 이는 9%였으며 이를 민주당원으로 한정할 경우, 12%로 늘어났다.
미국인의 절반에 가까운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독재자가 될 실질적 위험이 있다는 데 동의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품은 사람은 28%에 불과했다.
미국인의 53%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을 어겼다고 봤다. 그러나 공화당원의 경우, 이에 동의하는 비율은 17%였다. 폭스뉴스(12%)나 극우 뉴스 매체(4%)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사람일수록 응답률이 떨어졌다.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에 대한 역할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힌 애국자들”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는 이는 4명 중 1명이었다. 공화당원(46%)은 무소속(20%)보다 2배 이상, 민주당원(7%)보다 약 7배 많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8월 기사에서 2021년 1월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발생한 정치적 폭력 사건은 213건으로 분류했으며, 과거와 달리 최근은 재산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폭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들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2건을 포함해 50건 정도의 폭력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뉴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브레넌 사법센터에 따르면, 올해 5월 시점 선거당국자의 38%가 협박이나 괴롭힘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버트 존스 PRRI 회장은 “민주주의 규범을 공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공화당원에게 명확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등록 유권자 기준으로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7%)보다 앞섰다. 이 중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도(8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였으며 백인 가톨릭교도(61%), 백인 주류/비복음주의 개신교도(60%)가 뒤를 이었다. 반면 흑인 개신교도 83%가 해리스를 지지하며 무교(70%)와 히스패닉 가톨릭교도(61%)도 지지했다.
백인 미국인의 경우, 교회 참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경향은 히스패닉계 미국인에게도 나타났다. 흑인 미국인은 교회 참석 수준과 관계없이 높은 비율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PRRI과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 성인이 가장 관심을 가진 정책 과제도 조사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주거비와 일상적인 생활비 증가(62%)였다. 이어 민주주의(53%), 이민(44%), 의료(42%), 낙태(40%) 순이었다.
공화당원은 이민(71%)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으며 인플레이션(69%)과 범죄(57%)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원은 민주주의(61%)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고 인플레이션(57%)과 낙태(55%)를 꼽았다.
미국인의 72%는 은퇴생활에 필요한 돈이 충분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답했고 10명 중 6명은 건강관리(65%), 주택(64%), 식료품이나 주유비 등 일상생활비(61%)를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거나 생계를 유지할 직장을 구하지 못할까 봐 걱정(59%)된다고 답했다.
히스패닉계 미국인은 이 다섯 가지 지표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우려를 꾸준히 보이고 있었으며, 특히 젊을수록 이러한 경향이 도드라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1%는 한 집단에 대해서만, 32%는 두 집단 모두에 동정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집단에 더 많은 동정심을 크끼는 사람 중에서는 팔레스타인(15%)보다 이스라엘(28%)에 더 동정심을 느끼는 사람이 2배에 달했다.
대다수 유대계 미국인(64%),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도(59%), 다수의 히스패닉계 개신교도(41%), 백인 가톨릭교도(36%)는 이스라엘인에 대한 동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면 비기독교 종교인 중 38%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