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또 의사일정 합의 불발…매주 오찬회동만 약속
by최영지 기자
2024.07.16 17:30:52
16일 오후 국회의장실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
우원식 "상임위 운영 잘 안돼…국민께 면목 없어"
박찬대 "집권여당, 민생해결 없이 회의 방해"
추경호 "다수 의석 힘만 믿고 본회의 강행"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민의힘은) 개원식을 무산시키더니 이제 의사일정 협의도 보이콧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 전당대회를 하며 막장드라마 뺨치는 집안 진흙탕 싸움에 여념이 없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위헌·위법적인 대통령 탄핵을 들먹이면서 청문회를 강행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쟁으로 인해 민생법안 논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게 과연 누구 때문인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7월 임시회 일정 협의 등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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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본회의 개최 일정 등 협의를 위해 원내대표 회의를 주재했으나 여야 원내대표들이 이같이 상대 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여야 원내대표는 본회의 및 개원식 일정 협의에 대해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우 의장 주재로 매주 월요일 오찬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우 의장은 “이렇게 같이 앉는 게 오랜만인데 마음이 참 무겁다”며 여야의 가파른 대치 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정말 어렵게 원 구성이 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상임위원회가 잘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법제사법위원회가 겨우 간사를 정해 의결했으나 법사위를 빼고 여섯군데 상임위 간사 선임이 아직 안된 상황이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고 했다.
또 “여야가 대치하는 쟁점에서 맞서더라도 상임위별로 다뤄져야 할 민생입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먼저 본회의 등에 불참하는 여당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쪽이 계속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면 협상이나 대화가 어렵다”며 “대화나 타협도 (국민의힘이) 일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했다.
또 “집권 여당인데 민생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장을 향해 우르르 몰려가고 소리 지르고 회의를 방해한다”며 “또 개원식을 무산시키더니 이제 의사일정 협의도 보이콧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1987년 개헌 이후 개원식이 가장 늦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더는 국회가 파행돼선 안된다”며 “국회의장께서 결단을 내리실 때가 됐다. 오는 18일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를 열어주시고 법안처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도 “국회의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셨는데 그 현상을 말하기 전에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생각해달라”며 민주당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또 내부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비꼰 발언에 대해서도 “남의 당 전당대회에 관해 거친 언사를 한 것이 과연 기본 도리에 맞는 건지 유감”이라고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의 힘만 믿고 다수결로 밀어 붙이는 게 지금 모습”이라며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등 숙의도 제대로 안 된 정쟁 요소가 가득한 법안을 밀어붙이고 본회의를 강행하려는 모습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