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미 대법관 후보자 "사법행정위 설치안, 법관 독립 약화 우려"

by한광범 기자
2021.09.13 17:37:34

서면답변서…"재판 중립성 신뢰 저하 우려 존재"
"행정처 비법관화, 재판지원 역량약화 우려 있어"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 (사진=대법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법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13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방안’에 대해 “(국회가) 사법부의 관료화를 막고 사법행정 과정에 국민의 시각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 보장이라는 중요한 두 가치가 동시에 확보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국민을 위한 입법 결단을 하여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제도의 구체적 내용과 모습에 따라선 자칫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재판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부 안팎의 우려가 크다. 국회에서 이 점을 고려한 신중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자는 아울러 법원행정처의 비법관화와 관련해선 “그 과정에서 재판지원을 위한 사법행정 역량이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며 “법관 재판 독립을 지키고 법관과 법원구성원들의 재판업무를 지원하는 사법행정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할 수 있는 조화로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대법원 내 사법행정 총괄 조직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인사가 3분의 2를 구성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의 개정안은 대법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정안에 비해 외부인사가 대폭 확대된 내용이었다. 당초 대법원은 2018년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해 법관이 과반인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이 의원 안에 대해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분산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회의체 권한과 구성 방식엔 동의하기 어렵다”며 “사법행정권 행사의 중심은 판사여야 한다는 것이 세계 표준이자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오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