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수석 인공지능관이 필요하다”..리옌훙 바이두 회장
by김현아 기자
2017.09.22 18:32:5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중국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 창업자인 리옌훙(李彦宏·48) 회장의 저서 ‘지능혁명(부제: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존 전략)’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리 회장은 바이두를 중국 최대 인터넷검색포털로 키우면서 2012년 포브스 선정 중국 최고 CEO 1위, 2015년 중국 인터넷 인물 1위에 오른 혁신 기업가다.
리 회장의 책은 조재구 한중미디어연구소 이사장(전 중화TV사장, 전 CJ헬로비전 대표이사, 전 총리직속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 번역했다. 조 이사장은 환갑의 나이에 중국인민대학에서 미디어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열정맨이다.
이 책의 역자인 조재구 이사장은 22일 기자를 만나 ‘지능혁명’은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세계 최강 국가 건설을 꿈꾸고 있는 중국의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리 회장은 책에서 기업이나 정부에 ‘수석 인공지능관(CAO)을 두는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며 “기업이나 국가가 인공지능 사회에 들어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 기업이 사업을 기획하거나 실행할 때 AI담당관의 의견이나 조언을 들어서 실행하자는 관점”이라고 소개했다.
조 이사장은 “정보화 시대를 이끈 각 부처의 정보화담당관처럼 이제 기업에도 수석 인공지능관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리옌훙 회장은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 글로벌 경영 부사장 출신 루치(路奇·56)를 바이두의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한 뒤 지난 1월 사내 통신망에 “루치의 합류는 바이두가 AI 시대에 세계 선두의 지위에 자리잡고 중국인들을 자랑스럽게 할 세계 최첨단기업이 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IT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바이두(百度)와 손잡고 인공지능 산업을 통한 세계 최강 국가 건설을 향해 전력질주 하고 있으며, 바이두의 리엔훙(李彦宏) 회장이 그 선봉에 서 있다.
리 회장은 북경대학 정보관리학과와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 (석사)을 전공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인공지능이 컴퓨터과학, 나아가서 인류의 미래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역자 조재구 이사장은 중국인민대학 미디어경영학 박사로, 중화 TV 설립자 및 이사장, 중국 산동대학 문화미디어 대학원 초빙 교수 등을 역임한 중국과 미디어, 경영 전문가다.
바이두는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세계 최강 검색엔진인 구글을 밀어내고 중국 시장을 지배한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다. 태평양의 동쪽에 구글이 있다면, 그 서쪽에는 바이두가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의 바이두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12년 인공지능(AI) 분야에 처음 뛰어든 바이두는 2015년 3월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개발 트로젝트인 ‘중국대뇌(中國大腦)’ 계획을 제안하고 중국 정부와 함께 인공지능 산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조 이사장은 “ 리 회장은 검색엔진이 빠른 발전을 가져온 지난 10여년 사이에 인공지능의 역할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인식하게 됐다. 검색엔진을 통해 컴퓨터과학의 수준이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데이터 등이 모두 빠르게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인공지능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세계 1위인 기술은 67개이고, 중국은 1646개라고 하더라”면서 “중국은 기초과학기술이 세계적이다. 이 책을 보면, 중국의 AI 프로젝트와 중국 문명이 노동혁명에서 지능혁명으로 바뀌는 상황, AI와 자동차(무인카), AI와 금융, AI와 의료발전 등 각 산업과의 접목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에서 힘을 얻은 인공지능은 왕의 귀환과 같이 과거 기술혁명에 견줄만한 대변혁을 태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고의 인터넷 CEO가 쓴 ‘지능혁명’이 4차 산업혁명으로 나가는 우리 산업계와 정부에 어떤 지혜를 줄지 관심이다.
바이두는 2016년 4월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베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근대 SF 소설의 선구자인 쥘 베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갖춘 ‘바이두 대뇌’ 개발을 1차 과제로 삼고 있다.
리 회장은 이를 위해 유명 과학자들을 바이두의 연구원으로 초빙하고 그들에게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전산 하드웨어 클러스터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현재 바이두는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과학자 등 많은 인재들을 확보했다. 이 분야에서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업무를 추진해야 할 동업자와 팀, 인프라 시설, 나아가서 인공지능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과 인재능력은 전반적으로 여전히 미국보다 뒤처진 상황이나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을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 자체만의 우위를 확보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막강한 파워를 가진 정부가 뒷받침해주고 있으며, 정부의 힘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며 “리 회장이 저서에서 AI 시대에서 일하는 것이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한 이유는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배운 사람이 살아 남고 이들의 미래가 더 풍요로와질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