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해 배당 4000원.. 앞으로 두배 더 올릴 것”(상보)

by김형욱 기자
2016.01.26 15:42:41

실적 부진 속 주주가치 재고 나서
"신흥시장 올해도 부진 전망.. 신차·헤징으로 만회"

[이데일리 김형욱 신정은 기자] 수익성 부진을 겪는 현대자동차(005380)가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 가치 재고에 나섰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26일 2015년도 경영실적 설명회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기말 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정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1000원을 배당했다. 기말 배당을 포함하면 지난해 총 4000원을 배당하게 된다. 배당 총액은 1조796억원이다.

현대차는 2011~2013년 주당 1000원대, 6%대이던 배당 성향을 2014년 주당 3000원, 11.1%로 늘렸다. 지난해 배당 성향은 16.8%로 다시 5.7%포인트 늘었다.

현대차는 앞으로 배당 성향을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원희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인 30%까지 계속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수익성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올랐지만 러시아 루블화, 브라질 헤알화 등 이종통화가 원화보다 약세라서 원·달러 환율 이익을 상쇄했다”며 “올해도 신흥국은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블화는 지난해 원화와 비교해 31.5%, 헤알화는 23.2% 강세였다. 올해도 지속적인 원자재와 유가 가격 약세로 통화 약세가 전망된다.

그는 “손익에 악영향은 불가피하지만 내추럴 헤지를 할 수 있도록 현지 조달 부품 비중을 늘리고 현지 생산 모델을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론 생산·판매 비중을 줄여 손익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올해 중형급(C세그먼트) SUV 신모델을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501만대다.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숫자다. 현대차는 특히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EQ900(국외명 G90) 등 고급차를 미국, 중국, 중동 등지에 차례로 내놓고 수요 증가 추세인 SUV 생산도 확대한다.

이 사장은 “선진시장은 저유가에 따라 고급차와 SUV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업계획은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계속 오르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와 유로화도 달러 대비 약세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은 만만치 않으리라 내다봤다.

이 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각국 출시가 현대차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올해부터 가동하는 신공장에서 현지 전략 소형 신모델을 내놓으며 현지 저가 로컬 브랜드에 맞대응한다.

그는 “중국에서 예전처럼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는 어렵지만 2020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할 전망”이라며 “현지 주력 모델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베르나(엑센트) 신모델이 나오고 신공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