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국가 차원 세제지원 환영…"지속적이어야"

by함정선 기자
2021.07.26 16:33:47

정부 '2021 세제개편안' 발표
3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에 '배터리' 포함
R&D와 시설투자 세액공제 최대 10%P 확대
업계, 국가 차원 지원 환영…"체계적·지속적 기대"

[이데일리 경계영 최영지 박순엽 기자] 정부가 ‘2021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배터리(이차전지)를 3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정하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시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투자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에서 주로 진행되는 R&D의 경우 투자 세액공제 혜택은 도움이 될 전망이나 시설투자는 주로 해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정부는 국가경제안보 목적상 중요 분야 핵심 기술 중 경제·사회적 안보가치와 기술집약도, 국제관계 영향력 등을 고려해 반도체와 배터리(이차전지), 백신 등 3개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정하고 이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의 R&D와 시설투자를 일반 투자와 신성장·원천기술 등 2단계 구조로 나눠 세액공제 등을 지원해왔는데, 3단계에 국가전략기술을 신설했다.

3단계인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R&D 비용 세액공제율은 신성장·원천기술 최대 10%포인트 상향하고 시설투자는 3~4%포인트 상향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대기업의 일반 R&D 비용 공제율은 대기업 2%, 중견기업은 8%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은 25%다. 신성장·원천기술 공제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20~30%, 중소기업이 30~40%다.

국가전략기술의 경우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제율은 30~40%로 높아지고 30~40%였던 중소기업의 공제율은 40~50%로 상향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에서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설투자 공제율은 일반 R&D는 대기업은 1%, 중견기업은 3%, 중소기업은 10%였으며 신성장·원천기술은 대기업 3%, 중견기업 5%, 중소기업 12%였다. 국가전략기술은 대기업이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이 16%로 높아진다.

세제 지원 대상 기술은 우선 상용 이차전지 성능 고도화와 차세대 이차전지 선점, ‘음·양극재와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소재와 부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상용분야에서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안전성·생산성을 높이고 차세대 분야에서는 천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기술을 선점하고,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는 국내 공급능력 제고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분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배터리 기술 강국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 차원의 투자 지원은 환영할 일이며 일시적인 지원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 국내 R&D 허브 구축과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국가들 역시 배터리 시설과 설비 유치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정부의 이번 세제지원이 배터리 업체들의 시설 투자 유인책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9450억원을 투자해 2공장을 짓기로 하며 1209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과 관련해 2016년 4000억원, 2019년 5600억원을 투자했으며 보조금과 세제 혜택 규모를 두고 유럽연합(EU) 심사를 받는 중이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업체들이 국내 시설투자 계획을 별도로 가지고 있지 않아 시설투자 혜택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며 “아무래도 전기차 공장 등 공급망을 고려할 때 국내 시설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