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탈북자 월북' 대응 미흡 지적에…경찰청장 "개선 방안 마련할 것"

by박기주 기자
2020.07.28 15:13:06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경찰의 대응 미흡 지적 나와
김창룡 경찰청장 "소재 파악 못한 것 아쉬움 있어…개선 방안 마련할 것"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성폭행 혐의 탈북자의 재입북 과정에서의 경찰 대응에 대한 지적에 “아쉬움이 있다”고 문제점을 시인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 청장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입북 탈북자에 대한 경찰의 늑장대응을 지적에 “18일 오후 6시30분쯤 탈북자의 지인이 전화를 해 ‘(성폭행)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한다. 자살 또는 출국하려 한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았는데, 당시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에 집중했다”면서도 “대상자 소재 파악 등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변보호대상자가 특정 사건과 연관돼 있을 땐 (한 달에 한 번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소재 등을 확인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김모(24)씨는 앞서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경찰은 7월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씨에게 채취한 증거에서 김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고,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후 지난 18일 김씨의 지인이 오전 10시 32분부터 오후 8시 50분쯤까지 네 차례에 걸쳐 ‘아는 동생(김씨)이 차량을 빌려 간 후 반환하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를 했다. 또한 이날 오후 6시27분쯤 김씨가 ‘A씨를 죽이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한 신변보호를 강화했지만 김씨의 행적을 찾아 나서진 않았다.

다음날 김포경찰서는 지난 19일 오전 1시 1분쯤 탈북자 김모(24)씨의 지인에게 김씨의 월북 의심 신고를 받았다. 제보자는 ‘달러를 바꿨다고 하네요. 어제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교동도를 갔었다네요’라는 내용을 경찰에 알렸다.

이에 대해 담당 보안 경찰관은 19일 오전 9시쯤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이후 경찰은 20일 오전 11시 해당 제보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제보를 받은 지 34시간 만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씨의 월북 관련 제보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경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측은 “(조사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출입국 조회를 해보니 출국한 사실이 전혀 없어서 출국 금지 조치를 했지만 미흡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