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등급 타깃으로 한 10%대 중금리 대출 7월 나온다

by김동욱 기자
2016.03.02 16:29:11

△ 임종룡(왼쪽에서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구 SGI서울보증 대표이사,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사진=금융위)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올해 7월부터 신용등급 4~7등급인 중·저신용자들이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연 10~15%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는 게 수월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과 손잡고 연 10~15%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7월부터 본격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대출시장은 5% 안팎의 저금리 시장과 20%가 넘는 고금리 시장으로 양분돼 4~7등급 고객은 신용도가 중간 수준인 데도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구조적인 결함이 있었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도가 중간 수준인 4~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연 10% 안팎의 금리를 매기는 상품이다. 지금도 일부 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여전히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중·저신용자로선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연 10% 중금리 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해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상품 출시를 골자로 한 대책을 지난 1월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SGI서울보증은 2일 보증보험을 연계한 중금리 상품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 기획단(TF)엔 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국민 씨티 등 6개 시중은행과 신한 등 5개 저축은행이 참여한다. 이들 금융사는 올해 7월부터 차례로 관련 상품을 내놓는다.

신진창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현재 이들 금융사 외에도 서울보증과 연계하려는 금융사들이 많아 더 많은 금융사들이 관련 상품을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서울보증보험과 손잡고 내놓는 중금리 대출은 4~7등급 고객을 타깃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이다. 규모는 1조원이다. 고객 신용을 따져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 상품이지만 구조는 보증대출 상품이다. 대출을 받은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일정 수준까지는 대출보증을 선 서울보증이 대신 갚아주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을 대가로 시중은행은 대략 대출금의 4%를, 저축은행은 7%의 보험료를 서울보증에 내야 한다. 이렇게 보증을 끼면 시중은행은 보험료 포함 10% 안팎, 저축은행은 15% 내외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신용등급이 높으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더라도 금리를 낮출 수 있다. 대출한도는 시중은행은 2000만원, 저축은행은 1000만원이다. 직접 금융사 점포를 찾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보증과 연계한 중금리 상품과는 별개로 최근 금융사들은 중금리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업권에 관계없이 나타나고 있는데 핀테크(금융+IT)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국민카드는 최근 카드업계 최초로 카드론보다 금리대가 낮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놨다. 고객 신용을 더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한 덕이다. 보험업계에선 한화생명이 처음으로 온라인에 기반을 둔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하반기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3년간 1조 4000억원 규모로 중금리 대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중금리 시장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사들은 평판 리스크나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대 중금리 대출을 꺼렸지만 최근엔 신용평가 기법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