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갑 후보 '신경전'…이원모 "핵심은 얼마나" 양향자 "공약 해킹"

by경계영 기자
2024.03.05 16:56:29

경기 용인갑 국민의힘-개혁신당 후보 갑론을박
이원모 "역량 총동원해 구민 갈증 빨리 해소"
양향자 "토씨 하나 안 틀려…스스로 만드는 성의 없다"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에서 경기 용인갑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5일 출마 선언하며 발표한 공약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먼저 용인갑 출사표를 던진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공약 해킹 당했다”고 반발하면서다.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는 이날 용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과 정부로부터 ‘처인구 발전’이라는 특명을 받고 지역에 오게 됐다”며 “‘친윤’(親윤석열)과 같은 부담스러운 수식어를 피하지 않고 처인 주민들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다.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지낸 이원모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후보가 5일 용인시청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원모 후보 캠프)
검사 출신인 이 후보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 법률지원팀에 합류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 초대 인사비서관을 지내며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혔다.

이 후보는 “정부가 강조한 국가 미래가 달린 산업이 바로 반도체고, 반도체 정책의 중심이 바로 이곳 처인”이라며 “‘월드베스트 처인’, 세계 최고의 반도체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국가산업단지(클러스터) 조성공사 조기 착공, 반도체 마이스터고·과학고·국제학교 유치, 스타필드를 비롯한 복합문화시설 확충 등을 약속했다.

개혁신당에서 용인갑에 출마하는 양향자 원내대표는 이 후보의 발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달 전 제가 출마 선언 때 발표한 공약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베꼈다”며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지만 원작자 허락 없이 따라 하면 표절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양 원내대표는 “강남에서 낙마하고 온갖 떼를 써서 처인구로 왔으면 스스로 공약을 만드는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애초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의 전략적 재배치에 따라 용인갑으로 출마를 결정한 것을 비꽜다.

그는 이어 “대통령만, 양향자만 쳐다보는 사람이 어떻게 복잡다난한 처인구 지역발전을 해낼 수 있겠는가”라며 “지역발전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 제 공약이행률은 95%로 공약 하나하나 제 손으로, 제 발로 뛰어 만든 것”이라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와 관련 이원모 후보 캠프는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착공·쇼핑센터 건립은 이상일 용인시장이 수차례 발표했던 내용이고 여당 예비후보도 쇼핑센터 건립을 이미 약속드렸다”며 “이원모 후보는 우선공천을 받으며 기존 후보의 훌륭한 공약을 계승해 발전·실현하기로 약속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캠프는 “국가 차원의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 정부와 입법부의 전폭적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처인구에 약속드릴 내용은 100명의 후보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공약이 ‘무엇’을 하느냐에 매몰되면 선거용 반짝 공약에 그치겠지만 이 후보는 처인구민 갈증을 ‘얼마나’ 빨리 해소할 수 있을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