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복수'에 美 첨단방공시스템 지원…러 “개입말라” 경고

by장영은 기자
2022.10.11 16:09:18

푸틴, 우크라 전역 공습…인프라 파괴·사상자 120여명
美백악관 보호 ‘나삼스’ 지원되나…獨도 방공시스템 지원
러 “서방의 개입 증가에 대응할 것…긴장고조 말아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진영의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서방 진영에서도 무기를 추가 지원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시 10여곳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며, 11일 오전 기준 사상자는 120명에 넘는 것으로 집게됐다. (사진= AFP)


우크라이나 당국은 11일(현지시간) 전날 아침부터 쏟아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전역에서 19명이 숨지고 10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민간 주택에서 떨어진 도심 외곽의 발전소 등 기간 시설 등에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명피해다. 사상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표 폭발이 “우크라이나 특수 기관이 계획한 러시아 주요 민간 인프라에 대한 테러”라고 덧붙였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일제히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의 주요국 정상국들과 통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첨단 방공 시스템을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 국방부가 지난달 지원 계획을 밝힌 이동식 대공미사일 ‘나삼스’(NASAMS)가 조기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삼스는 백악관과 의사당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비용을 계속 부과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의 나라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방공시스템 ‘IRIS-T SLM’ 4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전투기, 헬리콥터, 무인기 등을 막아 낼 수 있는 다목적 지대공 방공장치다. 러시아의 추가 공격이 예상되는 만큼,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 방어무기 지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번 공습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84기 중 총 56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주요7개국 정상들은 1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화상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우크라이나 공습 결정이 군사적인 이익이 없는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진= AFP)


러시아는 이같은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11일 러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직접적 충돌은 러시아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에 서방의 개입이 확대된다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의 지도자들이 걷잡을 수 없이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공습이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굴욕적인 패배에 분노한 국내 강경파들을 잠재우기 위해 ‘파괴적인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군사적으로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지상전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더 거세게 할 뿐”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