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김여정, 정상회담 메시지 가지고 올 것"

by원다연 기자
2018.02.09 16:23:41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9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KTX 인천공항1터미널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의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정상회담에 대해 뭔가 답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친동생을 보내는 것은 속마음을 비교적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 남북 관계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보내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로 한 것은 사전에 어떤 메시지를 가져올 지 확인이 됐다는 의미”라며 “‘잘해봅시다’ 수준의 원론적인 이야기라면 굳이 오찬을 잡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김여정이 가지고 올 메시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던 정상회담에 대해서 뭔가 답을 보내겠다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이 같은 남북 대화 재개 메시지를 내보이는 것은 남북 대화를 통해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면 미국이 뒤로 슬그머니 만나자고 얘기할 줄 알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으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서울을 들려 워싱턴으로 가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대화 재개 이후 ‘코리아패싱’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대화가 계속돼야만 미북 대화도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북한이 알고 있다”며 “(북한도)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이 두 갈래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코리아 패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 정 전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밖에 없을 걸로 전망했다. 그는 “비핵화는 긴 시간 대화를 통해 마지막에 받아낼 수 있는 성과다”라며 “비핵화를 먼저 약속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처음부터 미북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성급하게 나갈 수는 없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남북 대화를 해보고 그 이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확실한 의지를 확인한 다음 대화에 나와도 늦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