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美 금리 올리나" 우려에 원화 1% 넘게 급락

by경계영 기자
2016.09.12 15:52:54

12일 원·달러 환율 1113.5원에 마감…15.1원↑

12일 하루 동안의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마켓포인트(화면번호 601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가 1% 넘게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까지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0원(1.37%) 상승한 11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약세).

지난달 17일에도 16.1원 오른 데 이어 이날 15원 넘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까닭은 미국의 통화정책 영향이 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로 볼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기준금리 인상)를 단행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한 데 이어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했다”고 언급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요 인사들이 내놓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인상 가능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8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까닭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안 믿던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이를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0.5원 오른 영향을 받아 이날 원·달러 환율도 10원 가까이 상승 출발했다.

또 다른 악재도 있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양상이 우려로 이어지면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위기감도 증폭됐다. 주식시장에서는 리콜 사태를 맞은 삼성전자가 7% 가까이 급락하는 등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다만 장중 상승 폭을 두고 힘겨루기가 거셌다. 일부 수출업체에서는 달러화가 강해진 틈을 타 원화로 바꾸려는 네고물량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은행 딜러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방향 잡기가 어려워져 장중 상승 폭이 크게 뛰진 않았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포지션 플레이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리서치팀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신흥국 자산을 대거 사들였던 외국인도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 FOMC 회의 전까지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는 모습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