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잡자" 강남 경매 낙찰가 '쑥'
by오희나 기자
2023.09.19 18:34:40
지난달 서울아파트 경매 건수 190건…올해 '최다'
낙찰가율 100% 상회 사례 증가…강남 매물 '인기'
"가격상승·정비사업 기대…투자수요 유입 이어져"
"경매시장도 '양극화'…강남 이외 매물 거래줄 듯"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아파트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 100%를 웃도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경매 매물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정비사업 기대감에 강남권 매물은 투자 수요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입지 등에 따라 경매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90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월별 진행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34.2%로 전달 37.9% 대비 3.7%포인트(p) 하락했고 낙찰가율은 85.4%로 전달 86.3%보다 0.9%p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는 6명으로 전달 7.6명 대비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매물이 경매시장으로 넘어오고 그 비중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파트값이 오르고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높아지면서 서울·경기 아파트 중 낙찰가율 100%를 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주로 강남·서초·송파구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인기 주거지 매물이다. 실제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 전용 76㎡는 감정가 20억300만원의 110.20%에 달하는 22억760만원에 낙찰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8차 전용 112㎡는 감정가 35억3500만원의 107.90% 수준인 38억1400여만원에 매각됐다.
정비사업 기대감에 재건축 단지도 경매시장에서 인기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1단지 전용 52㎡는 감정가 10억원의 106% 수준인 10억1600여만원에 매각됐다. 1~2차례 유찰된 물건임에도 많은 응찰자가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감정가보다 더 비싼 값에 팔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신규매물에 더해 유찰 물건이 쌓이면서 아파트 경매물건 증가세가 이어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 가운데 주거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 아파트와 가치상승을 노릴만한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면서 강남권 이외 매물은 거래가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리라 예상한다”며 “한동안 경매물건 증가세는 이어지겠으나 입지 등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