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6억에 월세 1800만원…'영리치' 이곳에 산다

by강신우 기자
2021.08.23 17:24:17

호텔서비스 누리는 오피스텔
평당가 1억원 이상에도 인기↑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뛴곳도
“자산가치 효용 떨어져 투자 주의해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30대 사업가 A씨는 퇴근 후 자택에 도착하면 고급 외제차를 발렛파킹한다. 만능 보안키를 이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문은 터치 한번으로 연다. 저녁은 셰프 방문 조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식사 후에는 퍼스널트레이닝을 받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버밀리언남산 오피스텔.(사진=KCC건설)
최근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이나 한남더힐, 나인원한남에 버금가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뜨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유튜버·연예인 등 젊은 고소득자인 일명 ‘영리치’를 타깃으로 △입지는 물론 △보안 △편의시설 △외산자재 사용 △프라이버시까지 다 갖췄다. 평당가도 1억원에 이른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KCC 건설이 시공하는 몬트레아한남(142호실)·버밀리언남산(142호실)과 롯데건설 시공의 아스티논현(81호실) 등 최고급 오피스텔이 속속 분양하고 있다.

한남동에 들어서는 몬트레아한남은 지하7층~지상12층 규모로 전용 51~84㎡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16억~28억원으로 평당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데다 24시간 보안체계가 갖춰져 있고 발렛파킹, 컨시어지, 하우스키핑, 세탁 등 프리미엄급 호텔급 맞춤형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대 내부에는 아파트와 같은 2베이(bay)·3베이 구조를 적용했고 주방은 이탈리아 명품 가구로 꼽히는 ‘몰테니앤씨’와 ‘다다’ 제품으로 시공될 예정이다. 욕실과 세면대, 싱크대 등도 이탈리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제시’의 수전류가 대거 적용된다.

분양 관계자는 “한남동은 풍리지리적으로 빼어나 사업운을 중요시하는 사업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고 이곳에 들어서는 몬트레아한남은 보안시설이나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서 이미 재벌가 자제분들이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연예인들도 분양을 받았다”고 했다.

버밀리언남산(지하6층~지상19층)과 아스티논현(지하2층~지상20층)도 각각 충무동과 논현동에 있어 입지적으로 뛰어난 장점이 있다. 여기에 외산 자재사용은 물론 발렛파킹, 방문세차, 펫케어 등 특별서비스도 곁들였다. 버밀리언남산은 전용 29~74㎡으로 분양가 6억 후반대~16억원에, 아스티논현은 전용 48~57㎡로 분양가는 14억5000만~20억원대다. 두 곳 모두 평당 1억원을 넘는다.



이들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소수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호실 수가 300호실 미만으로 많지 않다. 300호실 미만 오피스텔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인터넷청약 진행이 의무가 아니어서 청약일정과 모집공고를 미리 확인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청약해야 한다. 분양 관계자는 “부유층은 프라이빗한 공간과 보안에 특히 신경쓰기 때문에 하이엔드오피스텔은 최대한 적은 호실 수로 최고급을 지향하고 있다”며 “도심에 호텔 외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공간이 없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매매 시세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대표주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지상 42~71층·전용 133~829㎡·총223호실)는 현재 전용 152㎡(약 46평) 기준 매매가 57억원, 보증부월세 6억원에 18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 2017년 2월 3.3㎡(1평)당 평균 7500만원 대에 분양했지만 현재는 1억2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강남구 논현동에서 공급한 아츠논현(66호실) 오피스텔 전용 47㎡의 현재 호가는 16억9225만원으로 분양한 지 1년이 안되 분양가 대비 2억원 가량 올랐다.

신천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시그니엘은 처음에는 외국인 타깃으로 분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택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젊은 사업가분들의 문의가 꾸준하다. 호실수가 적어 거래량이 많지 않지만 최근 나온 매물가를 보면 분양가 대비 평당 2배 가량 올랐다”며 “오피스텔은 규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법인으로 월세를 계약하고 비용처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강남권은 주택 구입시 9억원 이하일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가 적용되며 15억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전매제한도 추가된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예외다. LTV 70%까지 적용이 되며 100호실 미만으로 공급하면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자금력 갖춘 투자자들이 단기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인기가 높아지면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해 인기 많은 강남권이나 한강변 일대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공급하며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청약가점이 낮거나 청약통장 없는 수요자들은 강남 진입 허들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 등) 자산가치로서 효용이 떨어질 수 있고 고급오피스텔이라는 이름으로 평당분양가 부담이 크다는 사실은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