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17.03.02 14:40:18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일(현지시간) 무역 정책 어젠다 리포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미국의 대(對) 한국 적자폭이 심하게 확대됐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통상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애써 의미 축소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연례보고서가 매년 3월 의례적인 제출하는 보고서의 초안에 불과하며, 한미 FTA재협상에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달말 로버트 라이시저 USTR 대표 내정자의 인준이 결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통상압박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USTR이 공개한 이 리포트는 △통상정책의제 △세계무역기구(WTO) △양자·지역 협상 및 협정 △여타 무역활동 △무역집행활동 △무역정책 발전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통상정책 의제부분에는 중국의 WTO 가입을 비롯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이 기술돼 있는데, 한미 FTA 체결에 대해서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극적으로 증가(dramatic increase)했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 이전인 2011년과 2016년을 비교하면 미국의 한국 수출액은 12억달러(약 1조3700억원) 줄었고, 반대로 한국의 미국 수출액은 130억달러(14조8300억원)이나 늘면서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객관적 수치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는 미국인들이 기대했던 결과와 다르다면서 우리는 무역협정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major review)를 해야할 때가 왔다”고 언급했다. 한미FTA를 콕 집어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폭을 근거로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애써 의미 축소에 나서고 있다. 이 보고서의 서문에는 초안이라는 것을 전제하며, USTR 대표의 인준이후 새로운 상세 보고서가 다시 제출될 것으로 명기돼 있어 의미부여를 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기존 양자·다자 모든 무역협정에 대해 전반적 재검토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미 표명했던 미국의 입장과 동일한 것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얘기다.
특히 산업부는 양자·지역 협상 및 협정 부분에서는 한미 FTA에대해 긍정적으로 평가(making significant progress)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