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틱인베, 美 나스닥 DDI에 주주제안…"5000만弗 배당하라“
by김근우 기자
2023.03.28 18:14:55
DDI, 2021년 ADR 발행 통해 나스닥 상장
스틱, FI로 BW·CB 등 3000억원 투자
공모가 18달러 대비 현재 8달러로 저평가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국내 PEF(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스틱)가 미국 나스닥 상장법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에 5000만달러(약 650억원)의 현금을 배당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에 나섰다. 이 같은 내용의 주주제안은 곧 열릴 DDI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 상장법인 DDI는 오는 29일(한국시각)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5000만 달러(약 650억원)의 현금을 배당하는 내용의 안건을 부의했다. 이 안건은 회사의 지분 20%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스틱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며 상정됐다.
DDI의 시가총액이 4억 달러 정도임을 감안하면, 5000만 달러의 배당은 시가배당률 1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지난 2021년 8월 주식예탁증서(ADS) 발행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DDI는 약 1억 달러의 공모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공모가는 ADS당 18달러 수준이었지만 양호한 현금흐름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가 8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DDI가 투자자들로부터 주주 환원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DDI는 소셜카지노 게임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코스피 상장사인 더블유게임즈(192080)가 지난 2017년 약 9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당시 스틱은 30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와 CB(전환사채)를 인수하며 FI(재무적투자자로)로 딜에 참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스틱이 조성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1호를 통해 15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15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금액 중 3200억원은 더블유게임즈가 자체 조달했고, 3000억원은 삼성증권이 주선한 선순위 대출로 충당됐다. 오퍼스PE(프라이빗에쿼티)는 프로젝트펀드 조성이 늦어지며 딜이 끝난 뒤 650억원 가량을 투입해 인수금융 일부를 조기상환하는 형태로 승선했다.
더블유게임즈가 DDI의 상장을 앞두고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스틱과 오퍼스PE는 보유한 BW를 털어냈다. 이후 남은 CB 물량은 전환권을 행사해 전량 보통주로 전환 후 상장할 당시 일부를 엑시트하면서 스틱과 오퍼스PE의 지분율은 약 20%가 됐다.
지난해 DDI의 실적은 매출액 약 3억2000만 달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1억 달러다. 매출의 대부분은 북미에서 발생하며 더블유게임즈와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다이아몬드가 각각 67%,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다이아몬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와 오퍼스PE가 DDI 투자를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다.
한편 약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스틱의 이 펀드에는 국민연금이 2500억원을 출자하며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맡았고, 대한지방행정공제회와 한국교직원공제회, 고용노동부의 산재보험기금과 고용보험기금도 함께 참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기준 DDI의 모회사인 더블유게임즈 지분 7.92%를 가진 주요주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틱 관계자는 “(DDI는) 양호한 영업현금흐름과 풍부한 현금 유동성 대비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라며 “향후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감안하더라도 회사는 우리가 제안한 배당을 매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