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주택시장 침체라지만..LH 부동산 설명회 인파 '우르르'

by김성훈 기자
2016.03.10 15:59:21

부동산 관망세에도 LH '투자 설명회' 구름인파
91개 지구서 4545필지 공급…상반기 48% 나와
공공분양·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에 '관심'

△ 주택시장이 침체 상황에 있지만 이날 오후 2시부터 LH 오리 사옥에서 열린 ‘LH 부동산 투자 설명회’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투자자와 실수요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설명회장 입구에 입장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LH]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살고 있는 서울 상일동 전셋집을 지난달에 재계약했는데 전세금을 4000만원이나 더 올려줬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고민하던 차에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가 분양된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10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오리 사옥 앞에서 만난 김문영(여·48)씨는 올여름 경기도 하남시에서 나오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에 청약할 계획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데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서다. 김씨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LH 분양아파트에 관심이 많아 경쟁률이 꽤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침체 상황에 있지만 이날 오후 2시부터 LH 오리 사옥에서 열린 ‘LH 부동산 투자 설명회’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투자자와 실수요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설명회장 입구는 입장 대기 줄이 200m 이상 이어졌고 추가 제작한 300개의 홍보 팸플릿은 일찌감치 동났다. 영하의 추위에도 사전등록 인원 1400명을 포함해 2000명을 웃도는 인원이 설명회장을 가득 채웠다.

김동섭 LH 홍보실 차장은 “LH에서 올해 처음 여는 투자 설명회이다 보니 추운 날씨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최근 들어 공급 범위와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전보다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LH는 이날 설명회에서 올해 전국 91개 지구에서 총 4545필지(총 1029만 7000㎡)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토지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용지 53개 지구 121필지(419만 2000㎡·전체 41%) △단독주택용지 27개 지구 2931필지(129만㎡·31%) △상업·업무시설용지 44개 지구 913필지(127만 4000㎡·12%) △산업·지원시설용지 25개 지구 391필지(313만 3000㎡·30%) △기타 시설(주차장·학교용지) 25개 지구 189필지 (40만 8000㎡·4%) 등이다.



설명회에서 단연 관심을 끈 것은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노릴 수 있는 공공분양아파트였다. LH는 올해 전국 13개 지구에서 공공분양아파트 총 1만 383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내달 인천 용마루지구 2블록 662가구를 시작으로 △5월 구리갈매 S1블록(552가구)·수원호매실 A7블록(700가구) △7월 동탄2신도시 A44블록(859가구) △10월 시흥은계 B2블록 835가구 △11월 하남감일 B7블록(1008가구) 등에서 차례로 분양된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왔다는 김현태(38)씨는 “동탄2신도시에 10년 공공분양아파트가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를 내고 이곳을 찾았다”며 “올해 LH 전용면적 85㎡짜리 아파트가 동탄2신도시 내 마지막 공공분양아파트라는 데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날 행사는 영하의 추위에도 사전등록 인원 1400명을 포함해 2000명을 웃도는 인원이 설명회장을 가득 채웠다. [사진=LH]
저금리 기조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LH는 이달 11일 부산 명지지구에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99필지를 시작으로 △4월 대구 국가산업단지 점포겸용(143필지) △7월 인천 청라지구 주거전용(285필지) △10월 동탄2신도시 주거전용 용지(907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집과 상가를 골고루 지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데다 주택 임대료가 떨어져도 상가 임대료로 보전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테크노폴리스에서 나온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1199대 1, 양주 옥정지구 용지는 53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왔다는 김모(여·56)씨는 “올해 LH 점포겸용 용지 공급량이 줄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남건희 LH 토지판매계획부 차장은 “양질의 부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공택지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미매각 토지가 꾸준히 줄고 있어 계획을 잘 짜서 해당 상품에 대한 청약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