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조업 취업자 2009년 이후 최저

by정태선 기자
2016.09.08 15:14:21

고용부, 8월 노동시장 동향 발표
장기 수출부진, 조선업 구조조정

고용노동부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8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조선업체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전자부품·통신장비 분야가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55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 7000명(2.8%)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증가폭은 작년 5월(32만 9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제조업 세부업종별 피보험자(천명). 고용노동부 제공.
특히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증가율이 0.3%에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은 9000명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6300명) 이후 7년 만에 취업자 증가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고용 악화를 주도한 것은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는 조선업이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작년 21만명까지 증가했지만 선박 수주량 감소 등 경기악화로 올해 4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해 8월에 16만8000명으로 가장 큰 폭(-10.6%)으로 감소했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분야에서 3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동기 대비 15만8000명(-3.0%)이 줄어들었다. 경쟁 심화에 따른 휴대폰 생산 감소 등이 영향을 미미쳤다. 반도체, 휴대폰,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에서도 지난달 2만5000명의 고용이 감소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서비스업종의 고용 증가세는 뚜렷했다. 지난달 도소매업 피보험자 수가 143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7만6000명(5.6%)이 늘고, 숙박음식점업도 51만8000명으로 6만4000명(14.1%) 늘어 안정적인 고용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중에서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식 매출이 늘어나고, ‘한류’ 영향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식료품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1만 2000명 늘어 25만 2000명에 달했다.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늘고 있는 화장품이 포함된 화학제품제조업도 취업자 수가 1만명 늘었다. 8월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9% 급증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가 913만 6000명으로 29만 5000명(3.3%) 증가했다. 특히, 29인 이하 중소기업에서 25만1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74.5%를 차지했다. 반면에 구조조정이 한창인 300인 이상 대기업은 341만 9000명으로 4만 2000명(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 늘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8만 5000명으로 5.2%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4362억원으로 18.7%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금융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이 우려된다”며 “다만 수출 호조 등으로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을 늘린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