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5.09.21 19:44:20
농식품부는 ‘상시예찰’ 성과 홍보에만 급급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추석을 앞두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최근 3개월 넘게 AI가 발생하지 않자 ‘AI 청정국’ 지위 확보를 기대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남 담양과 광주 북구의 전통시장 내 가금 판매소 2곳에서 검출된 AI 항원(H5N8)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주 전남 나주 및 강진 소재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데 이어 AI가 확산 추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농식품부는 KT와 공동으로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AI 확산위험도 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AI가 향후 16개 시·군 66개 읍·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광산구 하산동)·전북 부안군(줄포면)·전남 강진군(칠량면)·곡성군(삼기면)·나주시(공산면·노안면·반남면·왕곡면·산포면·세지면)·영암군(도포면·시종면·신북면·군서면)·장흥군(용산면)·함평군(월야면)·순천시(낙안면) 등은 AI 확산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국내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 6월10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AI 종식 선언을 준비 중이었으나 추석을 앞두고 AI가 다시 발생하면서 청정국 지위 확보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I는 구제역처럼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발생시 살처분 하기 때문에 상시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3개월 동안 AI가 발생하지 않으면 AI 청정국 지위를 갖게 되지만 이번에 AI가 발생됨에 따라 청정국 지위 확보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AI가 발생한 전남 지역 가금류 농장과 전통시장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그런데도 농식품부는 이번 AI 바이러스 검출이 ‘AI 상시예찰’ 덕분이라며 성과 홍보에 급급한 모습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현재까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2개 농가 뿐만 아니라 금번 전통시장에서 검출된 H5N8 AI 항원도 도축 출하 전 검사 및 전통시장 모니터링 검사 등 ‘AI 상시예찰’ 과정에서 사전에 확인된 것”이라며 “상시방역체계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AI 추가 발생 발표 하루 전인 20일에는 이동필 장관이 AI 방역상황실을 방문해 방역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는 ‘동정’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