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도년 기자
2015.02.23 18:43:57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위원회가 사활을 걸고 추진한 크라우드펀딩 관련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주장하는 야당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23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소액투자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보고 성공할만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정부·여당이 창조경제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법안은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발의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투자자 보호 규제 수위다. 금융위는 일단 법안이 통과되면 세부적인 투자 한도, 광고 규제 등은 대통령령으로 만들어 나가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촘촘한 투자자 보호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법안을 통과해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하의 소득을 가진 투자자들은 투자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 온라인 광고 규제도 쟁점 사안이다. 정부는 네이버·다음 등 온라인포털 사이트와 크라우드펀딩 포털을 연결하는 것만 허용하고 그 이상의 광고는 불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규제 방식은 현실적으로 도입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투자자는 1년 안에 못 팔게 돼 있는데 발행기업 최대주주는 전매제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한 뒤 ‘먹튀’를 해도 막을 길이 없다”며 “최소한 경영진의 범죄 경력도 공시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크라우드펀딩 관련 논의는 다음 달 2일 법안소위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위가 야당 의견을 대폭 수용하게 되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크라우드펀딩, 금융회사 지배구조 제정안, 사모펀드 규제 완화, 기술신용정보조회업 추가 등 4가지 금융 관련 법안에 집중 논의됐고 쟁점들은 확인했다”며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다음 주 법안소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