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방어하라…국채 거래 뛰어든 인민은행[e차이나]
by이명철 기자
2024.07.02 16:32:33
中 인민은행 “채권시장 안정 위해 국고채 차입 실시”
경제 불안에 채권 수요 몰려…국채금리 하락 방지 나서
시중 유동성 물꼬 중요…지준율 등 금리 인하 저울질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데 인민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 의사를 나타냈다. 근본적인 국채 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시중의 유동성이 흘러가도록 대출금리 인하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2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채권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주요 딜러를 대상으로 국고채 차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이 은행 등으로부터 국채를 사들인 후 다시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직접 국채 거래에 나서는 이유는 국채 수익률 하락(채권 가격 상승) 추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다.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2.208%로 2.5%대이던 연초보다 크게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1일 중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이유는 그만큼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의미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도 살아나지 않으면서 금융권도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수익률은 낮아지는 것이다.
인민은행이 국채를 차입한 후 매각하는 등 실제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 채권 가격을 조정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신화통신은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이 유통시장에서 실제 운영을 통해 채권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데 더 나은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 시장 안정 기대감이 커지며 중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이날 현재 중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49%로 전월말대비 0.041%포인트 올랐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국채 수익률 추세에 대한 견해를 여러 차례 나타낸 바 있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시장 불안정을 의미하고 채권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 증시 하락 등 금융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정책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유통 시장에서 국채 거래를 통화정책 도구에 점진적으로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국채 차입과 매각이 양적완화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국측 입장이다. 신화통신은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은 기존 통화정책 수단이 고갈돼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매입해야 하지만 우리는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다른 통화정책 수단을 강구하는 경향이다.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경기 진작을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단순 국채 거래뿐 아니라 금리 인하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관계자는 “결국 유동성을 실물 경제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국채 거래)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급준비율 인하를 시작으로 정책금리 인하가 필요할 텐데 환율 등 여건을 감안해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