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파업에 '화들짝'…토요타, 美근로자 임금 9% 인상
by김겨레 기자
2023.11.02 15:41:13
토요타, 켄터키주 공장 시급 9%↑…최고 34.8달러
포드 최고 시급 근접…UAW·美자동차 3사 합의 영향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미국 공장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업 끝에 미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3사와 임금 인상에 합의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내년부터 미국 켄터키주 공장 직원들의 시급을 9%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고 시급은 34.80달러(약 4만 6000원)로 올랐다. 노동조합이 없는 토요타는 통상 봄과 가을에 임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UAW가 한 달이 넘는 파업 끝에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3사와 2028년까지 임금 최소 25% 인상, 향후 물가 급등시 생활비 보전 등을 합의하자 토요타도 이를 의식해 임금 인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포드의 경우 최고 시급을 35.58달러(약 4만 7700원)로 인상했다.
토요타는 임금 인상과 더불어 생산직 근로자가 최고 급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8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유급 휴가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UAW와 자동차 3사도 이 기간을 8년에서 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크리스 레이놀즈 토요타 북미지역 인력관리 책임자는 “우리는 회사에 대한 직원의 기여를 소중히 여기며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보상 체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UAW는 이번 파업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두면서 테슬라와 토요타 등 무노조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소득 불평등이 확대하면서 최근 수년 간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의지가 높아진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내연차 중심의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이 높아진 것도 노조 활동의 동기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노조에 가입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활동에 동참하고 싶어하거나, (이미) 우리와 접촉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 종사자 수천명이 있다”며 “테슬라, 토요타, 혼다의 근로자들은 미래의 UAW 노조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요타는 이날 화재 위험으로 미국에서 판매된 2013~2018년식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180만대 이상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에 장착된 일부 교체용 배터리가 규격이 맞지 않아 차량이 급회전할 때 배터리가 흔들리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