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재욱 기자
2022.11.10 14:56:45
상원·하원으로 구성하는 美의회…건국 때부터 양원제 채택
주를 대표하는 상원과 유권자 대표하는 하원으로 권력균형
권한 분산으로 견제역할 수행…위상은 상원, 대표성은 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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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미국 의회는 양원제를 채택합니다. 상원과 하원은 원(The House) 개념이지 의회(The Congress) 자체가 아닙니다. 상하원이 합쳐서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지 각각이 의회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 of the United States)이 연방헌법(1788년 공포)을 제정하면서 양원제를 도입했습니다.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가 컸습니다. 주(州)의 평등을 반영한 지역 대표성(상원)과 유권자 평등을 반영한 인민 대표성(하원)을 확보하려는 것이지요. 미국은 건국 초기 인구가 많은 주와 적은 주 사이에 권한을 두고 갈등했습니다. 지금으로 빗대면, 와이오밍주(인구 57만 명)와 캘리포니아주(3920만 명)가 동등한 수로 의원을 배출하는 데 대한 의견 차이였습니다. 이 갈등을 매듭짓지 못하면 연방정부 설립은 요원했을 것입니다.
양원제는 이런 갈등을 중재한 끝에 나온 산물입니다. 주마다 상원의원은 2명을 배출하되, 주 인구에 비례해서 하원의원을 배출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주 수와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현재는 상원이 100명(50개 주), 하원이 435명을 각각 의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원 의원은 임기가 6년이되 2년 간격으로 3분의 1을 교체합니다. 피선거권은 30세 이상으로 해당 주민이면서 9년 이상 미국 시민권을 유지해야 합니다. 연임에 제한이 없습니다. 하원 의원은 임기가 2년입니다. 피선거권은 25세 이상으로 해당 주민이어야 하고 시민권을 가진 지 7년이 지나야 합니다. 하원 의원은 10년마다 주 인구를 조사해 비중을 조절합니다. 다만, 주마다 적어도 하원 의원 1명 이상을 배출하도록 보장받습니다. 현재 하원 의원이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55명)입니다.
상하원 권한은 분산돼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의 우열을 인정하려는 게 아니라 견제로써 균형을 맞추려는 것입니다. 단원제(일원제)는 다수당이 의회 권력을 독점할 수 있습니다. 의회 내부에서도 서로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미국 건국 이념입니다.
상원은 법률·예산 발의 및 심의, 조약 비준, 임명직 고위 공무원 인준, 대통령 탄핵 심판 권한을 가집니다. 요약하면 막강한 예산과 인사 권한을 상원이 가지는 셈이죠. 하원은 상원과 동등한 입법권을 가집니다. 법을 만들거나 고치려면 상원뿐 아니라 하원이 반드시 동의해야 합니다. 의회 권력이 입법에서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상하원은 대등한 지위로 봐야 합니다. 아울러 하원은 탄핵 소추권을 가집니다. 상원이 탄핵을 심판하려면 하원이 탄핵을 소추해야 가능한 구조이지요.
다만 상원이 하원보다 권위를 가지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원보다 상원이 까다로운 출마 요건을 가진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원 의원 선출 방식도 참고할 만합니다. 상원 의원을 유권자 투표로 뽑은 것은 1913년부터입니다. 연방헌법 제정 이후 이전까지는 주 의회가 선출했습니다. 이를 미국 백인 남성 엘리트주의가 절대다수 인민(The people)의 정치 참여를 거부한 탓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아울러 상원 의원은 결원이 생기면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전까지 자리를 비워두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 주가 특정인을 임명해 자리를 채웁니다. 하원은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유권자가 투표로 뽑았고, 결원이 생기면 선거로 채웁니다. 이런 정치적 구도를 제외하면 미국은 양원제 공화국 가운데 상하원이 균형을 이루는 국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렇다면 미 의회를 대표하는 이는 누구일까요. 하원 의장입니다. 상원 의장은 미국 부통령이 맡기 때문입니다. 상원 의장이 의회를 대표하면 행정부(부통령)가 입법부를 대변하게 돼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지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8월 방한한 것은 미 의회 대표 자격이었습니다. 대통령 유고시 승계는 부통령(상원의장)에 이어 하원 의장 순입니다
이번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습니다. 상원은 양당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10일 오후 2시 현재 민주당이 49석을, 공화당이 50석을 각각 차지하게 됩니다.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 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은 50석을 확보하면 다수당이 됩니다.
양당의 희비는 한 달 후 치르는 조지아주 결선 투표에 따라 갈릴 전망입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는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조지아는 주법상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