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 사장 "전기차 배터리 시장 이제 열리는데…소송전 안타깝다"

by남궁민관 기자
2019.05.27 15:52:10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총괄사장이 최근 LG화학(051910)과 불거진 배터리 기술 관련 분쟁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 단계에 진입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 간 이같은 분쟁은 자칫 각사 경쟁력 강화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로 풀이된다.

김 총괄사장은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전과 관련 “잘 해결해 나가겠다”며 ‘이미 여러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의 입장은 전달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구성원들이 동요하지않고 잘 따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현재까지는 큰 동요는 없었다“며 ’또 고객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없게끔 문제에 잘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타까운 속내는 감추지 않았다. 김 총괄사장은 “최근 전세계 배터리 산업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아주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물론 유럽도 배터리 산업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어 향후 배터리 관련 글로벌 분쟁은 심해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황에 비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추진 중인 폭스바겐과의 합작사(JV) 설립과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며 잘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폭스바겐이 스웨덴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 노스볼트와 손잡고 ‘유럽배터리연합’ 컨소시엄을 설립하며 SK이노베이션과의 JV 설립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답변이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협의가 진행된 지 1년이 채 안됐으며, 협의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스바겐과 노스볼트 협력과 관련해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 전역이 배터리의 엔진·트랜스미션 대체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 배터리를 잘하는 회사들이 한국과 일본, 중국에 모여 있으니 유럽이 근본적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노스볼트가 자주 거론이 되는 것인데, 이들은 기술 계열이 전혀 다른 회사이고 실질적인 양산을 할 수 있다고 보지도 않아 크게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JV 설립과 관련 기술유출 우려도 일축했다. 윤 대표는 “폭스바겐과 같은 대형 OEM 업체들이 관심있는 것은 배터리 기술보다는 안정적 공급”이라며 “제시간에 퀄리티 있는 배터리를 구해줄수 있는지가 주 관심으로, 이에 더해 우리는 마의 하나 기술 유출에 대비해 원천적인 분리·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전기차 배터리는 2025년까지 글로벌 넘버 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전세계 최초로 차세대 배터리 핵심기술인 NCM 9½½를 조기에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를 2025년 기준 700GWh로 확대하는 한편, 현재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 규모를 100GWh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