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메가조선사 향한 '첫걸음'…노조 설득 위한 6개 약속 발표(종합2)

by남궁민관 기자
2019.03.08 16:17:08

현대重·산은,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
메가 조선사 탄생 첫걸음…연말께 마무리 전망
자율경영체제·고용안정 등 노조 설득 카드 제시
인수 과정 중 기업결합심사도 넘어야 할 큰 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왼쪽) 산업은행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 본계약을 체결, 본격적으로 전세계 1위 메가 조선사 탄생을 위한 첫걸음을 내뎠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거센 반발 속에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율경영체제 유지 및 고용안정 등을 담은 공동발표문도 함께 내놓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과 가삼현 현대중공업(009540)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본 계약은 지난 1월 31일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맺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따라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와 함께 이번 본 계약서에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현대 및 대우 양사의 독자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본계약 체결 이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는 동시에 현대중공업은 임시주주총회 등을 거쳐 5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진행하게 된다. 기업결합심사에서 무사히 승인을 얻어내면 이후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현물출자 받게 되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유상증자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중 기업결합심사는 우리나라 정부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전세계 주요 국가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하는 가장 난관으로 꼽힌다. 당장 일본과 중국의 경우 자국 조선사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기업결합심사에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되느냐이며, 대략 올해 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본계약 쳬결식이 열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동조합원들이 본관 진입을 시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거센 반발을 고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6가지 약속을 담은 공동발표문도 발표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번 본 계약 저지를 위해 각종 실력행사를 선언한 상황으로,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향후 실사 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먼저 양사는 공동발표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산업인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조선업을 더욱 발전시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율경영체제 유지를 비롯 고용안정,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안들을 제시했다. 양사는 “대우조선해양은 인수되더라도 현재의 자율적 책임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현시키기 위해 기초연구 관련 조직의 협업체계 구축 및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통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제고시켜 대우조선해양의 가동률을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반발의 핵심인 고용안정 역시 약속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들은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와 자부심이 우리 조선 산업을 다시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은 기존 현대중공업그룹과 동일한 조건으로 지켜질 것이며, 대우조선해양 구성원들께서도 생산성 개선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협력사들과 관련해서도 기존 거래선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협력업체와 부품업체는 지역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며, 협력업체, 부품업체들의 협력 없이 조선 산업의 재건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며 “대외 경쟁력이 있는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은 그대로 유지하며,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상시 협의해 나가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공동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한계와 산업계 그리고 정부가 참가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세계 조선업 시황 개선에 맞춰 대우조선해양 영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르게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