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6.02.02 15:28:52
대외 악재에 보수적 투자심리 발동
1900선 기점으로 추동력 잃고 표류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지수가 1900선을 넘어선 이후 투자심리가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추동력을 잃고 횡보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표 악화와 유가 하락 등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의 악재였지만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힘없이 뒤로 물러났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22포인트, 0.95% 내린 1906.60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함께 하락 출발한 뒤 반전 없이 장이 마감됐다.
전날 뉴욕 증시 약세 및 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0% 내린 1만6449.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0.04% 하락했다.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란히 50 미만을 기록하는 등 경기 상황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 국제 유가도 중국의 경기지표 악화에 감산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5.9% 하락한 배럴당 31.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4.8% 떨어진 배럴당 34.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1000억위안(18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지수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증시 및 경기 부양을 위한 금액으로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5일 1950선을 반납한 이후 악재와 호재에 일희일비하면서 19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코스피가 하락한 것은 전날 뉴욕 증시 및 유가 하락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한 뒤 이번주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섰는데 1900선을 넘어서면서 투자심리가 보수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0억원과 50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2거래일 동안 34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면서 매도 구간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다. 개인은 205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015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를 기록한 가운데 운수장비(-2.42%)와 화학(-2.15%), 증권(-1.52%) 등의 낙폭이 컸다. 반면 섬유의복(0.69%), 비금속광물(0.36%), 음식료품(0.21%) 등은 소폭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0.60% 하락한 115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028260)(-0.33%)과 아모레퍼시픽(090430)(-5.47%), NAVER(035420)(-2.12%), LG화학(051910)(-1.04%)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주는 이날도 줄줄이 미끄럼을 탔다. 현대차(005380)(-2.26%)를 비롯해 현대모비스(012330)(-3.39%), 기아차(000270)(-3.03%), 현대제철(004020)(-2.79%), 현대위아(011210)(-2.76%) 등이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4억706만7000주, 거래대금은 4조5529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하한가 1개를 포함해 496개 종목이 하락했고 상한가 없이 315개 종목이 상승했다. 64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