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확실성 속 제조업 체감경기 3개분기 연속 하락

by김형욱 기자
2025.04.16 14:49:53

산업연구원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1분기 시황 84→78…3개분기째↓
기업 42% 트럼프 관세 ''대책 없음''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제조기업 체감경기가 3개분기 연속 하락했다. 내수 둔화 흐름 속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유례없는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모습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1487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분기 시황 현황을 설문조사해 수치화한 결과 올 1분기 시황 전망 경기실사지수(BSI)가 78로 전분기 84 대비 6포인트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현 경기 현황을 부정적으로 본 제조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BSI는 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긍정·부정 응답으로 나누어 0~200 사이에서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부정 응답이 많을수록 낮아지고 긍정 응답이 많을수록 오른다.

3개분기 연속 하락이다. 지난해 2분기 91에서 3분기 86, 4분기 84로 계속해서 부정 응답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시황 외 세부 지표도 나빴다. 매출 지표(87→77)를 비롯해 국내시장 출하(87→79), 수출(90→86), 자금사정(83→78) 등 대부분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내수 경기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계엄·탄핵 수렁에 빠졌다. 6월3일 조기 대선 이후로도 한동안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대외적으로도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두 번째로 당선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전 세계를 상대로 10% 플러스 알파(+α)의 관세 부과를 단행했다.

업종별 매출 지표도 대체로 나빠졌다. 반도체가 88에서 70으로 내린 것을 비롯해 무선통신기기(98→71), 자동차(91→83), 조선(101→87), 철강(74→68), 이차전지(87→69) 등 대부분 품목이 내렸다. 12개 조사 업종 중 디스플레이(81→89)와 가전(89→90)만이 소폭 상승했으나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의 1분기 전망은 87이었는데 이번엔 91로 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분기만의 반등이다. 내수·수출 상승과 함께 매출이 반등하며 시황도 개선되리란 기대 섞인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92→111)에 대한 긍정 전망이 큰 폭 늘어난 가운데 철강(74→92)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리란 분석이 나왔다.

응답 기업들은 현 경영활동의 가장 큰 부정적 요인으로 내수 부진과 재고 누증(52%)을 꼽았다. 대외 불확실성(43%)과 고환율과 자재비 부담(36%)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와 비용 증가, 이익 감소를 우려하면서도 전체의 42.0%는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