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다섯쌍둥이”…형제 아기, 건강하게 퇴원했다
by권혜미 기자
2025.01.03 17:34:31
지난해 9월 세상에 나온 ‘다섯쌍둥이’
3일 아들 2명 퇴원…몸무게 3kg대 정상
母 27주 차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해
“신생아 집중 치료, 오케스트라와 같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국내에서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다섯쌍둥이 중 남아 형제가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오둥이 중 둘째 새찬이는 3.394kg, 셋째 새강이는 3.077kg 몸무게로 먼저 집에 가게 됐다.
새힘이, 새별이, 새봄이도 빠른 시일 내 퇴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오둥이 아빠 김준영씨는 “3개월여간 떨어져 있던 아들 둘이 함께 집에 가게 됐다”며 기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20일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가 태어났다. 아들인 첫째, 둘째, 셋째는 800~900g이고 딸인 넷째, 다섯째는 700g대인 체중으로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 기준(3㎏ 내외)에 훨씬 못 미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임신 당시 오둥이의 엄마와 아빠는 집 근처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수정란을 싸고 있는 조직인 아기집이 총 다섯 개라는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작은 체구였던 아내 사공혜란씨는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으로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돼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하게 됐다.
사공씨는 출산 후 몸조리도 다 하지 못했지만,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이들의 면회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모유를 얼려 전달했었다. 퇴원 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이들 면회를 가려 집에서 막 출발했을 때 막내의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전화였다.
장에 구멍인 천공이 생겼는데, 구멍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나 태변성 장폐색으로 천공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면 정상의 장 보다 매우 짧은 단장증이 생기거나, 일시적으로 장루(인공항문)를 달 수도 있다는 말에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울며 도착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천공이 한곳에만 작게 생겨 그 부위만 꿰매고 한 고비를 넘겼었다.
사공씨는 “아기가 한 명씩 세상 밖으로 나올 때마다 통증으로 비명이 나왔는데, 교수님이 출산 과정 내내 할 수 있다며 손을 꼭 잡아줘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입원한 아기들 면회를 갈 때마다 건강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주시고, 수술이 있거나 해서 심적으로 힘들어 할 때면 교수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꼭 안아 주시기도 하며 용기를 주셨다”고 의료진에 감사를 전했다.
주치의이자 신생아중환자실장 윤영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 집중 치료는 오케스트라와 같아 의사, 간호사, 타과의 협진 등 팀워크를 잘 이뤄 좋은 하모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