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내년초 中웹드라마 방영…만화IP가 효자"(종합)

by이명철 기자
2016.08.24 16:07:55

원소스멀티유즈 본격화…“10월 게임 출시 하반기 모멘텀”
웹툰 경쟁력 강화 위한 육성 프로그램 ‘블루 캠퍼스’ 가동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 센터 1층에 마련된 한 전시회장. 만화에서 갓 뛰쳐나온 듯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두 개의 큰 전시실 양 벽면을 가득 메웠다. 웹툰 포털 ‘미스터블루’에서 활동 중인 27명의 웹툰 작가들이 전시회를 기념해 내건 자신의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미스터블루(207760)가 지난해 10월 웹툰 포털을 오픈한 후 작가들과 독자들 간 소통을 위해 회사가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다. 24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는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웹툰 작가는 프로게이머를 제치고 장래 희망 1순위에 올라 있는 직종”이라며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과 이곳을 찾는 작가 지망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스터블루는 2002년 설립된 만화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기존 작가들은 물론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면서 웹툰 시장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웹툰 포털을 통해 지금까지 선보인 웹툰만 70편이 넘는다”며 “현재 콘셉트가 잡힌 것까지 100여편의 웹툰이 개발됐는데 이중 절반가량은 공모전 등을 통해 직접 선발한 작가들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중공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평소에도 만화를 즐기던 독자 중 하나였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사업이 확장하면서 만화와 연관한 사업을 찾게 됐고 회사 설립까지 이르렀다.

그는 “다른 인터넷 만화 업체들은 자신의 플랫폼에서 창출하는 것보다 대형 포털에서 나오는 수익이 크다 보니 포털 공급에 치중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곳이 많았다”며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우리만의 플랫폼을 견실하게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서 지금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고 술회했다.

경쟁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독자적으로 확보한 플랫폼과 그 안에 갖춰진 지적재산권(IP)이 큰 역할을 했다. 조 대표는 “2000년대 중반 플랫폼이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르게 되니 포털과 경쟁하기 위한 IP 확보에 눈을 뜨게 됐다”며 “초기에는 무협만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IP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2010년 들어 모바일이 활성화되면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가 확보한 IP는 타이틀로만 3500여개에 달한다. 만화책으로는 5만8000권 가량이다.

웹툰 역시 직접 소재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웹툰 공모전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작가들이 데뷔했다. 우수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지면서 그는 ‘아예 회사 내부에서 직접 육성을 하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네이버 웹툰이 ‘베스트 도전’이라는 코너를 통해 스타를 양성하는 것처럼 내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갖추자는 것이다.



조 대표는 “좋은 시나리오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 최근 ‘블루 캠퍼스’라는 시나리오·웹툰 작가 사내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전체 2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인데 응모 단계에서만 150명 이상이 참가해 웹툰의 높은 관심을 다시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블루 캠퍼스 수강생들이 꾸려지면 회사 내 마련된 공간을 통해 작품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필요한 일부 장비 등은 회사가 지원한다. 무협작가로 유명한 야설록이 시나리오 자문·검수를 맡아 작품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화시장의 변화 흐름에서 IP의 ‘힘’을 느낀 조 대표는 앞으로 IP를 활용한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그는 “중국 웹드라마 방영을 위해 2개의 IP를 계약했는데 이중 ‘만물상’ 작품이 10월 크랭크인에 들어가 내년 초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첫 성과를 확인한 후 추가 콘텐츠 계약 등 사업을 확장시켜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4월 온라인게임인 ‘에오스’를 인수하며 시작한 게임사업은 하반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야다. 조 대표는 “이미 북미·유럽·일본 등에서는 서비스 중이고 국내는 6월 카카오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10월 초 오픈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 손익분기점(BEP)은 맞추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 서비스 후 궤도에 올라서면 내년 상반기 중국 론칭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해당 지역 시장 상황에 따라 콘텐츠만 수출할 것인지 플랫폼 형태로 직접 진출할지가 달라진다”며 “최근 동남아 지역에 불고 있는 ‘웹툰 한류’ 흐름에 합류해 해외 시장을 확대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회사가 약속한 방안은 꼭 지켜왔다는 조 대표는 앞으로도 중장기 성장세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고객들로부터 인정받는 방법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며 “작가 육성과 마케팅이 당장 부담이 될 수 있지만 1~2년 뒤에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지난해 세웠던 사업계획들이 조금씩 숫자로 실현되고 있으며 게임이 론칭되는 하반기에는 양질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미스터블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