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반대’ 어선 해상시위…“근접땐 안전우려”

by김형욱 기자
2024.12.20 22:04:30

탐사시추 진동·소음 따른 조업 차질 우려
석유공사 “영향 미미 판단…피해 땐 보상”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탐사시추에 착수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어선이 시추선 인근 해상에서 시위를 벌였다.

동해 심해 가스·유전 개발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투입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앞 바다에서 시추 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홍게잡이 어선들이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포항해양경찰서)
20일 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 등 이 지역 어업인 300여명은 씨드릴의 시추선 웨스타카펠라호가 시추 작업을 시작한 이날 어선 약 50척을 동원해 이곳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게잡이 성수기인 12~2월 이곳에서 이뤄지는 탐사시추 작업이 조업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추선의 불빛과 소음, 진동이 주변 환경에 예민한 홍게 조업에 막대한 차질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석유공사는 이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올 6월 이후 포항시와 어업인, 지역수협조합장 등과 16차례 의견수렴을 거쳤다. 그러나 이 같은 협의에 동의하지 않은 어업인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포항시청과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울산의 석유공사 본사에서 차례로 집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어선의 해상 시위에 따른 안전 문제 발생을 우려하며 자제를 당부했다. 또 조업 피해 발생에 대해 보상하겠다고 전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어선이) 시추선 500m 이내로 접근하면 접근 어민과 시추 작업자 모두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추 작업이 홍게 등 갑각류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과 범위에 대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0.04㎢ 면적에서 단기간(40~50일) 이뤄지는 만큼 영향은 미미하리란 판단”이라며 “실질적 피해가 확인되면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