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첫날 181억 공매도한 동학개미…"무제한 손실 주의해야"
by김소연 기자
2021.05.03 16:58:17
코스피서 132억원 공매도…작년比 두배
코스닥서는 49억원으로 소폭 줄어
사전교육 1만7천명…모의거래 이수자 6000명 넘어
주가 하락에 베팅, 손실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어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대형주 중심으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됐다. 부분 재개 전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 거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해왔다. 개인 대주 주식대여 물량을 2조원 이상 확보하고 공매도 거래의 문턱을 낮췄다. 개인들이 사전에 공매도 관련 교육을 받고 모의투자를 진행한 인원은 6000명을 넘었다. 다만 공매도 거래는 손실이 무제한으로 발생할 수 있어 일반 개인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코스피시장 개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32억4000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매도 거래 금지 전(2020년3월13일) 개인의 공매도 거래량(72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수준이 52억9100만원(2020년3월13일)에서 48억8600만원(5월3일)으로 다소 줄어 큰 변화는 없었다. 양 시장을 합해 181억원 가량 공매도했다.
개인들이 공매도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매도 교육(30분)과 모의투자(1시간)을 실시해야 한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공매도 관련 교육을 받은 인원은 1만7110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날 오후 3시 30분기준 한국거래소의 모의투자 참가자수는 1만200명, 모의거래 이수자 수는 6642명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지금까지 전체 주식시장 거래량 중에서 개인 비중은 65%에 달하지만 공매도 거래에서 개인 비중은 1%에 불과했다. 개인들은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공매도를 위한 주식 차입이 어려워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공매도 부분 재개 전 개인 대주 주식대여 물량을 2조4000억원 확보해 개인들도 원한다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 주식 대여창구를 마련한 증권사도 17곳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 공매도 거래에서 소외됐던 개인들은 사전교육과 모의거래를 이수하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공매도 관련 교육을 받은 인원 1만7000여명이 모의거래 이수까지 완료하면, 신규투자자는 최소 3000만원 한도로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다.
공매도 투자는 손실이 무한대로 발생할 수 있어서 전문투자자가 아니라면 개인들이 공매도 거래를 하긴 어렵다. 한 종목을 사서 주가가 내려가더라도 0원까지 한계가 정해져 있지만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로 발생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주식을 빌린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고,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수록 손실이 발생한다. 공매도를 하려는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손실은 늘어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와 비슷한데, 상승장이 오면 손실 규모가 너무 커진다”며 “전문투자자 수준이 아니라면 개인들은 공매도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모의투자나 사전 교육과 현실에서 실제 공매도 거래를 하는 것은 다르다”며 “시장을 어느 정도 안다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해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공매도 의무상환 기간을 60일로 개인과 외국인·기관이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개인투자자에게는 최장 60일의 차입기간을 보장한다. 차입기간 내 대여자가 주식 반환을 요구할 때는 증권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풀 내 주식으로 반환에 만기를 보장하기로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대여자가 주식반환을 요구할 때 즉시 반환해야 한다.
한투연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05% 수준이지만 개인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40%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 공매도 증거금도 개인과 통일한 140%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