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kg 장애물 들고, 22mm 철근도 절단···'재난현장' 로봇에게 맡겨
by강민구 기자
2021.01.20 12:42:00
생기원,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개발
굴삭기 대비 조작 쉬워···사람 관절처럼 작동
소방서와 협력해 재난현장 배치 추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굴삭기’ 보다 쉽게 작동시켜 200㎏ 장애물 들거나 22㎜ 철근을 절단할 수 있는 전문 장비를 개발했다. 태풍, 홍수와 같은 재난 발생이 최근 증가하는 가운데 소방관들이 피해 현장의 잔해들을 쉽고 빠르게 처리하는 데 활용할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조정산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연구팀과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재난현장에서 안전하고 빠르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다.(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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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굴삭기를 재난 현장에 투입하지만 조작하기 어렵고, 땅을 파는 용도에 최적화돼 있다. 소방관과 같은 비숙련자가 잔해를 부수거나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4개의 무한궤도 하부모듈 위에 사람의 양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1쌍이 달린 장비를 개발했다. 장비에 탑승한 소방관은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해 작업기를 자신의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고, 조종도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대 200㎏의 대형 장애물을 옮기거나 22㎜ 두께의 철근을 절단할 수 있다. 시멘트 덩어리를 부시고, 샌드위치 패널을 뚫는 등의 작업도 수행해 매몰되거나, 갇힌 인명을 굴삭기 보다 빨리 구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재난안전센터에서 20종 이상의 재난대응 시나리오에 대한 현장 시험을 진행하고, 시제품 성능 검증을 마쳤다. 연구팀은 소방서와 협력해 재난현장에 배치하도록 유압시스템과 제어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무인화나 자동화가 필요한 건설·산업현장, 대단위 재배가 이뤄지는 농업현장, 지뢰·포탄 등을 제거하는 국방현장 등에 장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정산 박사는 “힘을 내면서도 사람 팔과 가장 근접한 형태로 로봇 관절이 움직이게 만들었다”며 “사람이 수행하기 어려운 위험한 작업을 사람처럼 수행할 대체 장비 개발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