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SDS 합병부인, 주가 영향은(종합)

by박수익 기자
2015.06.03 17:50:23

[이데일리 박수익 박기주 기자] 삼성그룹이 3일 시장에서 거론되던 삼성전자-삼성SDS와의 합병 가능성을 부인한 것과 관련,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반영되어온 삼성SDS(018260)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SDS 주가가 높아야 대주주의 지분활용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삼성SDS와 합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설이 제기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11.25%)을 매개로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 비롯됐다. 특히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전격 발표한 이후, 다음 순서는 삼성전자와 SDS 합병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SDS와의 합병설을 부인한 것은 상장 이후 1년도 안된 상황에서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 당장은 추진할 뜻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그룹 입장에서 상속 작업을 가장 ‘보기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게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이라며 “소규모 합병 방식이어야 이사회를 통한 승인이 가능한데 삼성SDS의 가치가 지금처럼 지나치게 크면 합병비율상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하는 상황이 삼성전자로서는 부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가능성 여부를 떠나, 여전히 이 부회장이 가진 SDS지분 활용은 삼성그룹의 후계 승계에서 중요한 대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내 제조·금융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여전히 낮고, 약 12조원에 달하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받기 위한 상속세 문제는 삼성그룹의 중요한 쟁점이다. 이 부회장이 가진 상장지분 가운데 제일모직 (23.2%)은 삼성물산과의 합병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라는 점이 확고해져 처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삼성SDS 지분 활용법은 시장의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합병설을 부인한 것은 원론적 입장으로 보인다”면서 “액면 그대로를 받아들여도 합병은 SDS 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였고, 삼성전자에 현물출자해 지분을 확보하거나 삼성전자로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합병설 부인으로 삼성SDS 주가에 당분간 부정적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SDS 주가 높아야 이 부회장의 지분활용가치도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