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99일만‥'세월호 3법' 진통끝 최종합의(종합)

by김정남 기자
2014.10.31 22:25:34

해경청·소방청 차관급 유지‥인사·예산권 계속 갖게돼
조사위원장 유족몫‥與 특검후보 추천시 유족과 상의

여야 원내지도부가 3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세월호 3법’에 합의한 뒤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대개조 차원에서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이 해체된다. 두 기관은 신설된 국무총리 직속 국민안전처에 흡수되면서 명칭도 각각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로 바뀌지만, 차관급 조직으로서 기능은 상당부분 유지된다. 청와대에는 재난안전비서관이 신설된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맡을 특별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유가족 측에서 정하게 된다. 핵심 쟁점이었던 특별검사 후보 추천시 유족의 참여 여부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대신 여당이 사전에 유족과 상의해 반대하는 후보는 제외하게 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31일 오후 협상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 개정안(유병언법) 등 이른바 ‘세월호 3법’에 합의했다. 여야가 세월호 후속법안들의 처리에 합의한 것은 지난 4월16일 참사 이후 199일 만이다. 여야는 세월호 3법을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각각 3명씩 총출동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주호영 정책위의장·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백재현 정책위의장·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등 ‘3+3’ 형태였으며, 3시간이 넘는 협상 끝에 타결에 이르렀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고,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여야갸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해경청과 소방청은 정부원안대로 해체된다. 하지만 국민안전처 산하의 차관급 조직으로 유지되며,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휘 아래 인사권과 예산권도 계속 갖게 된다. 명칭이 변경되면서 외청으로서 외형만 바뀌고 기능과 조직은 상당부분 유지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신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상에서의 초동수사권을 제외한 수사·정보 기능은 모두 경찰청으로 넘기게 된다. 해양교통안전센터는 해양수산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공동으로 관리하게 된다.



중앙소방본부의 경우 소방예산 확보 차원에서 소방안전세가 도입된다. 또 지방직을 단계적으로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인력충원도 추진된다.

장관급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면서 당초 재난안전 주무부처였던 안전행정부는 그 기능이 쪼그라들게 된다. 안전 업무는 모두 국민안전처에 넘기고, 정부조직관리, 지방자치 등만 갖게 된다. 명칭도 행정자치부로 바뀐다. 아울러 교육·사회·문화 정책에 대한 부총리도 새로 생긴다. 황우여 현 교육부 장관이 신설 사회부총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의 윤곽도 이날 드러났다. 총 17명의 위원으로 위원회가 꾸려지며, 그 산하에 △진상규명소위원회 △안전사회 소위원회 △지원소위원회 등이 구성된다. 위원 추천은 여야가 각각 5명, 대법원장이 2명,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명, 희생자가족대표회의에서 3명씩 맡는다.

협상 당시 쟁점이었던 위원장은 유족 측이 추천하는 상임위원이 맡게 된다. 사무처장을 겸하는 부위원장은 여당이,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야당이 각각 추천하게 된다. 위원회 활동은 최대 16개월간 할 수 있게 된다.

여야는 특별조사위에 다수의 강제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세월호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허위증언을 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했고, 결정적인 증거자료를 보유한 등의 사람이 2회 이상 출석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특검후보 추천시 유족의 직접 참여는 수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자신의 몫 후보에 대해서는 사전에 유족들과 상의해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후보는 제외토록 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은 특검 선정에 있어 유족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유족 대표 등으로 구성된 ‘5인 협의체’를 운영해 조사위원, 특검후보 추천위원, 특검후보군을 선정하기로 했다.

유병언법의 경우 여야는 제3자에게도 추징 판결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재산이 자식이나 친지 등 제3자에게 상속·증여된 경우에도 추징·몰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집행의 실효성을 위해 과세정보,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요청, 검증영장의 도입 등 재산추적 수단도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