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4.12.27 17:03:47
''다자외교'' 전문가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부임
"선린우호 확고히…APEC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지지"
中, 북러 관계강화에 트럼프 2기 해법으로 ''다자외교''
신임장 제정 대상 ''韓 권한대행''…공식활동 지연될듯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27일 부임했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김대기 주중대사 내정자의 부임이 사실상 백지화된 가운데 한중 외교 공백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27일 다이 대사는 중국 베이징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직후 서면 연설을 통해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선린 우호를 확고히 하며 호혜와 상생을 견지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국 측과 함께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적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의 근본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면서 ”신시대의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발전에 더 많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이 대사는 이전 대사보다는 ‘중량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 대사는 1967년 8월 안후이 사범대학을 졸업해 1995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했다. 이어 2017년부터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사장(국장)을 지냈으며 2020년 주유엔 중국 대표부 부대사로 재직했다. 주유엔 중국대표부 대사는 한국으로 치면 ‘차관(副部)’급으로, 제1부대사는 ‘국장(正司局)’급으로 전해진다. 전례에 따라 국장급 인사가 주한 대사를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이 대사는 이전 대사보다는 ‘중량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에 있다 한국에 오는 점이나 유엔 대표부 부대사 중 가장 순위가 높은 1부대사라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주로 ‘한반도 전문가’로 채워졌던 전임 대사와 달리 다자주의 전문가를 발탁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 외교 가능성이나 북러 동맹 강화 등 복잡한 정세 속에 다자 외교 해법을 찾으려는 중국 측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물론 한중 양자간 관계를 다시 강화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후인 지난 12일 대국민담화에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거론했고 이후 중국 외교부는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이에 다이 대사는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한·중 관계를 관리하면서,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과 관련한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이 대사의 본격적인 외교활동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안 가결에 따라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명전권대사는 본국 국가 원수로부터 받은 신임장을 접수국 국가 정상에 제정한 뒤 공식 외교활동에 착수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이 대사가 시 주석에게 받아온 신임장은 제정 대상이 ‘한 대행’으로 표기돼 있다.
이날 국회는 한 대행 탄핵안을 재적 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가결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다이 대사의 신임장에 담긴 제정 대상 또한 변경해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다이 대사는 지난 23일 부임하려 했지만 신임장 제정 대상을 윤석열 대통령에서 한덕수 당시 권한대행으로 변경하며 부임이 늦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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