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옥까지 매각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행계획 착착
by박경훈 기자
2024.09.04 15:31:01
태영, 여의도 사옥 매각…임차해 계속 사용
알짜 계열사 에코비트, 골프장들도 매각
워크아웃 상황 속에서도 연이어 수주 소식 들려와
올해 중 주식거래 재개 목표, 신용도↑ 과제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태영그룹이 여의도 사옥까지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계획을 실행 중이다. 태영건설은 올해 안으로 주식 거래를 재개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연이어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는 태영건설은 CCC로 떨어진 신용등급도 개선해 공공입찰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3일 서울 여의도 사옥을 2251억 3500만원에 매각했다. 매수자는 SK디앤디 자회사가 세운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인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다.
태영그룹은 태영빌딩을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활용해 이 건물을 계속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태영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태영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3층짜리 건물로 연면적 4만 1858㎡ 규모로,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사용 중이다.
태영건설은 태영빌딩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9월 태영빌딩을 담보로 하나증권과 KB증권로부터 1900억원을 빌렸다. 해당 차입금은 이자율이 연 8~10%로 높은 수준인 데다 차입기간이 1년으로 상환시기가 돌아왔다.
앞서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와 사모펀드 KKR이 각각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알짜회사인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를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2조 7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후 태영그룹은 1조 350억원씩을 가져가게 된다.
다만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태영건설이 지난해 1월 KRR로부터 4000억원을 연이율 13%로 빌려, 이를 모두 상환하고 나면 태영그룹에 떨어지는 돈은 5483억원에 불과하다.
이밖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경주 사업장(디아너스C.C)은 지난 5월 고려시멘트에 3300억원에 매각했다. 용인CC, 상주CC를 담보로는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앞으로 태영건설 측은 또다른 골프장인 루나엑스CC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핵심 계열사인 SBS를 제외하고 팔만한 물건들을 대거 정리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주 소식도 연이어 알리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 2일 1025억원 규모의 포천시 하수관로정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달 858억원 규모의 서부산의료원 신축공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3월·1862억원),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5월·2822억원) 실시협약을 맺었다. 7월에는 경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주식거래 재개도 추진한다. 태영건설은 지난 3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 중이다.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이달 말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자본 잠식 해소 확인을 위한 감사를 받은 뒤 10월 중 한국거래소에 주식거래 재개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모두 CCC 상태인 신용도 최대한 빨리 상향해 새로운 공공입찰에도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기업개선계획의 성실한 이행과 경영목표 달성으로 조속히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회복과 기업 정상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