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팜캐드 전무 “2024년 매출 100억원 기대...내년 IPO 시동”

by김진호 기자
2022.11.08 15:57:10

물리·화학적 계산 AI 기반 물질 설계 전문 기업 '팜캐드'
연내 물질 계약 2건 마무리 예정...빅파마 1곳과 50억 규모 계약 논의도
박재형 전무 "내년 IPO 본격화...빅파마 계약 결과가 관건"
기술이전 규모 2024년 100억원 돌파...2028년엔 800억원 전망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물리·화학적인 계산을 통해 물질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중 임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을 발굴한 것은 팜캐드뿐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에 기술이전을 완료하는 성과를 내는 것과 맞물려, 내년에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8일 박재형 팜캐드 전무는 이데일리와 만나 “현재 2개의 국내 기업과 새로운 물질 계약이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은 1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물질 설계 기업으로 매해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일궈내고 있으며, 더 큰 계약들이 차례로 논의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재형 팜캐드 전무는 회사 내에서 사업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2019년 설립된 팜캐드는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설계 전문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논문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가능성 있는 물질을 찾는 ‘데이터 마이닝’(Data-mining) 방식의 AI 개발사들이 존재한다. 반면 팜캐드는 물리화학적인 물질의 특성을 계산하고 예측해 생체 분자와 결합력, 그로 인한 독성 등을 추정하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AI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팜캐드는 △저분자화합물 발굴 및 평가 플랫폼 ‘파뮬레이터’ △메신저리보핵산(mRNA) 물질 및 약물전달 시스템 발굴 플랫폼 ‘팜백(PharmVAC)’ 등을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박 전무는 “우리 기술은 합성신약 후보인 저분자화합물을 발굴한 다음, 그 물질과 단백질 등 생체 분자와의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그 결과를 평가하는 AI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단백질 구조예측 AI의 강자로 알려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2’ 등 세계적인 수준 이상으로 성능을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팜캐드가 팜백을 활용해 발굴한 mRNA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아이진(185490)에 기술이전됐으며, 현재 ‘EG-COVID’란 이름으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EG-COVID는 국내 AI 개발사가 발굴한 물질 중 유일하게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물질이다.



팜캐드는 지난해 3월 173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마치고,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전무에 따르면 시리즈B 투자 당시 매출 8000만원, 기술이전계약 1건이 체결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기준 팜캐드의 매출은 12억원, 누적 기술이전 계약 수는 5건이다. 현재 논의 중인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올해 매출은 15억원에 도달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더해 팜캐드는 자체 발굴한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뉴로벤티와 공동 개발 중이며, 이수앱지스와 함께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 후보물질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는 임상(2종, 각각 코로나19· ASD 타깃)과 전임상(3종, 각각 혈액암·뇌종양·난소암 등 타깃), 발굴 단계(7종) 등 총 12종의 물질을 확보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거나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물질의 상호작용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기 위해 AI를 개선하면서 최근 발굴한 후보물질에 대한 더 탄탄한 데이터를 고객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이전 계약의 규모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빅파마 1곳과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최대 규모인 50억원 수준의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이어 “2024년에는 100억원 이상을 찍은 다음, 2027년경에는 800억원대 수준의 기술이전 성과를 달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빅파마와 첫 계약이 성공하게 되면, 내년에는 IPO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으로 내부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팜캐드는 추가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는 “매년 8~10개의 신규 후보물질 발굴 프로젝트를 맞물려 진행한다. 각 프로젝당 박사급 연구원이 3~5명 붙는다”며 “이를 통해 1.5~2년이면 새로운 후보물질이 발굴된다.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연쇄적으로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팜캐드의 현재 인원은 65명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박사급 연구 인력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팜캐드는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 예기치 않은 곳에 작용하게 되는 오프타깃(off-target) 확률을 예측하는 플랫폼 ‘팜킨톡스’(PharmKineTox)도 개발하는 중이다.

박 전무는 이어 “미국 슈뢰딩거를 포함해 물리화학적으로 물질을 예측하는 기술을 가진 국내외 경쟁사들이 공통적으로 집중해 개발하는 것이 독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AI 기술이다”며 “이 분야의 정확도를 높이면 사실상 물질 설계 AI가 신약 개발 단계에서 독성 위주로 물질을 평가하는 임상 1상까지의 성공 가능성을 보장해주는 기술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