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클럽’ 실패했지만…넥슨 “올해 신작 10종, 반등 나선다”(종합)
by김정유 기자
2022.02.08 16:43:58
작년 매출 2조8000억원, 전년比 6% 감소
영업익도 18% 줄어, 기저효과·신작부재 탓
올해 신작 규모 5배 확대, P2E게임은 ''아직''
‘던파’ 등 대표 IP 신작, PC·콘솔도 확장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넥슨이 2년 연속 매출 ‘3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2020년 역대 최고치였던 모바일 게임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한 신작 개발 등으로 지난해엔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탓이다.
올해는 넥슨만의 시그니처 지적재산권(IP)를 통한 공격적인 신작 출시로 글로벌 시장에 고삐를 죌 계획이다. 플랫폼도 모바일, PC, 콘솔 등으로 다양화해 북미·유럽권 이용자 흡수에 나선다. 올해 선보일 신작의 규모도 지난해 2종에서 10여종으로 5배나 확대하는 등 질과 양을 동시에 끌어올리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도 넥슨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시장 진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주요 게임사들인 ‘3N’ 가운데 넷마블만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넥슨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516억원(엔화 915억엔)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8% 감소한 실적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8530억원(엔화 2745억엔)으로 전년대비 6% 줄었고, 순이익은 1조1943억원(1149억엔)으로 10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은 5639억원(543억 엔), 영업이익은 309억원(30억엔)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18%와 81% 감소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연간 실적의 경우, 지난해 11월 글로벌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와 기존 게임 ‘서든어택’이 매출 호조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2020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모바일 매출로 인한 기저효과로 연간 기준 실적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출시한 신작의 수가 불과 2종에 그쳤다는 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순이익은 대폭 늘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달러 예금성 자산의 환차익과 넥슨이 투자한 회사들의 배당금 이익 등이 순이익에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은 다소 주춤했지만 넥슨은 올해 강력한 신작들로 반등을 꾀할 전망이다. 우선 올해 선보일 신작은 총 10여종으로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었다. 올 1분기 출시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를 시작으로 △테일즈위버:세컨드런(모바일) △프로젝트 ER(모바일) △마비노기 모바일(모바일) △프로젝트D(PC) △커츠펠(PC) △HIT2(PC·모바일) △아크 레이더스(PC·콘솔) △카트라이더:드리프트(PC·콘솔) △DNF DUEL(PC·콘솔) 등이 대기 중이다.
특히 다음달 24일 출시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넥슨의 대표 IP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단 6시간 동안 진행한 게릴라 테스트에 수십만명의 이용자가 몰리는 등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IP는 격투게임으로도 만들어지는데, ‘길티기어’ 시리즈로 유명한 아크시스템웍스와 공동 제작 중인 ‘DNF DUEL’이 그 주인공이다.
넥슨은 올해 콘솔로도 영역을 넓히는데, ‘카트라이더:드리프트’,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 등이 기대작이다. 모바일 위주였던 게임 포트폴리오가 PC와 콘솔까지 확장되며 글로벌, 특히 북미와 유럽권 이용자 확보에 적극 나서려는 행보로 보인다.
이 밖에도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다양한 신규 타이틀도 준비 중이다. 백병전 PvP(이용자간 대결)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 HP’와 3인칭 슈팅 장르에 RPG 요소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의 멀티 플랫폼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등 AAA급 신작이 개발 중이다.
하지만 올해 신작 라인업 중 블록체인 게임 계획은 없었다. 최근 타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P2E,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진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 등이 신작 라인업에 포함된 건 없다”고 짧게 말했다.
넥슨은 올해 자사 IP와 다양한 플랫폼의 연계도 한층 가속화할 계획이다. 앞서 넥슨은 2020년 국내 MCN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최근엔 세계적 영화감독 루소 형제가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AGBO에 4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 플랫폼과 넥슨의 강점인 IP 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게임, 영화, TV, 스트리밍,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채널로 자사 IP를 알릴 예정이다.
또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4개사와 협력해 YN C&S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YN C&S는 각 사가 보유한 IP(지식재산권), 서비스 플랫폼 그리고 VFX(시각효과)와 XR(확장현실) 기술력을 결합한 미래형 콘텐츠 제작 시설인 ‘I-DMC(Immersive Digital Media Center)(가칭)’를 ‘의정부리듬시티’에 조성한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는 “2021년은 넥슨이 새로운 기술 개발 및 인재 그리고 IP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출시 예정작의 완성도를 높이는 해였다”라며 “새롭게 선보일 10여종의 신작과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된 넥슨 IP를 통해 보다 큰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