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E세미나]“해외대체투자 불투명성 여전…공시 강화해야”
by박정수 기자
2021.11.18 16:06:14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연구원
대형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점검
"해외대체투자 시장 크게 성장했으나 리스크는 블랙박스"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해외대체투자 시장은 크게 성장했으나 리스크는 여전히 블랙박스입니다. 해외대체투자 시장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 관련 위험을 기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제3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크레딧 세미나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열렸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이 ‘대형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점검’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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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18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SRE 크레딧 세미나’에서 대형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대체투자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대체투자 수요와 대형 증권사의 투자 여력 확대가 맞물리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7년 말 49조원(부동산 31조원, 특별자산 18조원) 수준이었던 해외대체투자펀드 설정액은 2019년 103조원(부동산 56조원, 특별자산 47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1년 현재는 126조원(부동산 65조원, 특별자산 61조원)까지 불어났다.
이 연구원은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대체투자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하지만 해외대체투자 규모와 구성, 리스크에 대해서 불투명성이 매우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해외대체투자 증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본규제 완화다. 신 순자본비율(NCR) 도입과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대형사 특례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투자 여력이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자본 여력을 활용해 증권사들은 영업을 확대했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대체투자로 눈길을 돌렸다.
이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로 수익률이 높으면서 만기가 긴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특히 국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대체투자 수요가 증가했고 증권사 위험 익스포저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형 증권사 8개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20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8개사 합산 자기자본 46조8000억원의 43.8%에 해당한다.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2017년(신한금융투자 제외 7개사) 말 3조3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 12조7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고, 2020년 이후 신한금융투자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가 포함되면서 올해 2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투자형태별로는 펀드, 대출채권, 우발부채(신용공여) 형태로 구성된다. 투자목적에 따라 크게 자기자본투자(PI)와 셀다운(예정 혹은 완료)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자기자본 투자에 따른 투자 위험과 셀다운 미매각 위험 등에 노출돼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이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셀다운 미매각 물량이 커질경우 유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스포저 규모로는 하나금융투자(4조7000억원), 미래에셋증권(3조8000억원), 메리츠증권(3조2000억원) 순으로 크다. 자본 대비 부담으로도 하나금융투자가 94%로 가장 크고 메리츠증권이 68% 수준으로 피어 평균(44%) 대비 부담이 큰 편이다.
대형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 지역별 현황을 보면 북미가 약 50%로 쏠림이 큰 편이다. 이어 유럽이 약 30% 내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 부동산 자산별 구성을 보면 오피스가 5조6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호텔이 2조1000억원 수준이다. 호텔은 미국 내 비중이 절대적이고, 오피스는 유럽 내 비중이 크다.
해외 특별자산은 미드스트림(2조2000억원), 신재생(1조4000억원), 석탄(7000억원), 발전(4000억원) 등 에너지 관련 투자자산이 총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은 항공기 관련 익스포저는 9000억원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투자 만기 5년 이상이 74%로 셀다운 지연 시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6월 말 현재로 봐도 셀다운 지연 1년 이상 미매각 물량은 9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후순위와 지분투자 형태 비중(부동산 76%, 특별자산 55%)이 커 증권사의 다른 자산군 대비 투자위험이 큰 편이다. 또 1000억원이 넘는 거액 익스포저 비중이 45%에 달한다.
다만 증권사들의 해외대체투자 관련 손상 인식 규모는 전체 투자 규모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라 단기적으로 해외대체투자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평가했다. 2020년 중 해외대체투자 관련 부실 인식 규모는 대형사 합산 약 8400억원으로 추정한다.
손실을 인식했거나, 손실 인식은 안 했지만 연체되거나 ‘요주의이하’로 분류한 건전성 저하 익스포저는 부동산 1조2000억원, 특별자산 8000억원으로 2조원 수준이다. 이는 2020년 말 부동산 2조원, 특별자산 8000억원 등 2조8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중 인식한 손상 규모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진정과 함께 자산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호적인 업황에 힘입어 증권사는 역대급 영업실적을 시현하고 있고 자본규모 증가와 위험 익스포저 감축 등으로 자본 완충력도 우수하다”며 “해외대체투자 관련 위험은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흡수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실사가 원활해지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해외대체투자는 다시 활발히 재개될 것으로 보여 해외대체투자 관련 모니터링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전히 해외대체투자 관련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성이 매우 크다며 공시를 강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증권사의 중요한 위험자산군인만큼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관련 위험을 기재할 필요가 있다”며 “대체투자 리스크의 계량화와 체계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부채상환계수(DSCR), 거래상대방 신용등급 등 계량화할 수 있는 지표를 활용해 리스크를 측정하고 △업무보고서상 구분 계리 통해 관련 위험을 체계적이고 주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대체투자자산별 위험도에 맞는 적절한 NCR 위험액 부여로 증권사가 위험을 관리할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