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에 줬던 긴급재난지원금 총 99.5% 사용…기부는 2%에 그쳐
by최정훈 기자
2020.09.22 15:00:00
5월부터 시작된 긴급재난지원금, 한 달 만에 대부분 가구에 지급
‘기부금 20% 예상했지만’…총 2% 수준 그치고 직접 신청은 0.2%
마트·식료품에서 가장 많이 쓰여…연매출 30억 이상 매장도 36% 사용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가구원수에 따라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의 99.5%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원금 대상을 대폭 늘리면서 약 20%의 기부금을 전망하던 것과는 달리 실제 기부금은 2% 수준에 그쳤다. 또 연매출 30억원 이상의 대형신용카드가맹점에서 재난지원금의 3분 1 이상이 쓰이기도 했다.
22일 행정안전부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사용 마감결과 전국 2216만 가구에 총 14조 2357억원을 지급했고 현금·지류형 상품권 등을 제외한 지급액 12조 1273억원 중 12조 656억원(99.5%)이 기한 내 사용 완료됐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3월 30일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한 뒤 4월 30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의결됐다. 이후 5월 4일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지급을 시작으로, 11일부터 신용·체크카드 충전금 신청, 18일부터 주민센터를 통한 선불카드·상품권 신청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지급됐다.
가구원 수에 따라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은 8월 24일 마감됐고, 지급된 지원금의 사용기한은 8월 31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8월 24일 신청 마감일까지 전국 2216만 가구에 총 14조 2357억원이 지급 완료됐고,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받은 가구가 1464만 가구로 가장 많은 66.1%를 차지했다.
△선불카드로 지급받은 가구가 292만 가구로 전체의 13.2% △현금으로 지급받은 가구가 287만 가구로 12.9%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받은 가구가 173만 가구, 전체의 7.8%로 파악됐다. 신청가구의 상당수는 온라인 신청방식을 선택했고, 신청 개시 약 한 달 만에 대부분의 가구인 약 2132만 가구에 지급이 이뤄졌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면서 예산 폭을 크게 넓히고 기부금 제도를 마련했다. 당정은 전체 지급액의 약 20%인 2조원가량의 기부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기부금은 2% 수준에 그쳤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거나 수령할 때 기부를 선택하는 경우는 0.2%로 훨씬 적었다. 기부는 신청 시 또는 수령 후에 기부를 선택과, 신청 개시일 이후 3개월 내 신청하지 않는 방법 2가지가 있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청 시 또는 수령 후 기부한 모집기부금은 15만 7000건, 287억 5000만원에 그쳤다. 신청 마감일까지 미신청한 의제기부금은 58만건, 2516억원으로 모집기부금과 의제기부금을 합산한 총 긴급재난기부금은 73만 7000건, 2803억 5000만원이다. 해당금액은 고용보험기금의 수입으로 편입, 고용유지와 일자리창출 등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또 재난지원금 신청 이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총 39만 5000건의 이의신청 중 ‘인용’은 34만건, 1626억원을 지급했고 당초금액을 지급하는 ‘기각’은 5만 5000건, 134억원에 해당했다. 즉 처음 재난지원금에 예상했던 예산보다 약 1626억원이 추가로 들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긴급재난지원금은 8월 31일 사용 마감일까지 현금 및 지류형 상품권 등을 제외한 지급액 12조 1273억원 중 약 99.5%에 해당하는 12조 656억원이 사용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사용여부가 파악되지 않는 현금과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제외한 집계액이다.
지급수단별 사용비율을 살펴보면,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된 9조 6176억원 중에서는 9조 5796억원(99.6%)이 사용됐고, 선불카드로 지급된 1조 8411억원 중에서는 1조 8241억원(99.1%)이, 모바일형·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 6686억원 중에서는 6619억원(99.0%)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된 지원금의 사용내역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 업종은 ‘마트·식료품’으로, 그 규모는 신용·체크카드 충전금 사용액의 26.3%에 해당했다. 이어 ‘대중음식점’에서 24.3%의 충전금이 사용됐고, △‘병원·약국(10.6%)’ △‘주유(6.1%)’ △‘의류·잡화(4.7%)’ 등 순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매출규모 기준으로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인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에서 신용·체크카드 충전금 사용액의 63.5%가 소비됐고, 특히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 중 연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에서 24.9% 사용됐다.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신용카드가맹점’에서는 36.5%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사용이 마감된 만큼, 각 지방자치단체별 최종 지급·사용액 검증을 거쳐 정산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들께 힘과 위로가 되는 한편,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