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알콜성 지방간…고열양 식사·운동부족 원인

by이지현 기자
2019.07.04 14:37:09

女 50대 男 40대 병원 많이 찾아
과식 당분섭취 조심 운동 예방해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현황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술을 먹지 않는데도 지방간 판정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지방간은 술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식 등으로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2만4379명이었던 것이 2017년 5만125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5년간 연평균 21%씩 늘어난 셈이다.

지방간은 간세포 속에 지방이 축적하며 발생한다.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이 원인이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로 고열량 식사를 많이 하는 반면, 몸은 움직일 기회가 적다. 이렇다 보니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피하지방이나 간에 저장돼 비만과 지방간 등이 늘어나는 것이다.

남성 진료인원은 2013년 1만4278명에서 2017년 3만551명으로 1만6273명 늘었다. 여성 환자는 2013년 1만101명에서 2017년 2만705명으로 1만604명 늘었다. 연평균 남성 증가율은 21.6%로 여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20.2%)보다 다소 높았다. 여성환자 10명 중 3명(30.9%)은 50대였다. 남성환자 4명 중 1명(23.7%)은 40대였다.



최종원 건보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비만,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과 같은 성인병이 위험인자”라며 “40대 이후에 이와 같은 성인병이 증가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0~50대 이후 지방간이 증가하는 현상은 당뇨병, 뇌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료비의 경우 2013년 47억2000만원에서 2017년 105억3000만원으로 연평균 22.7% 증가했다. 입원 1인당 진료비는 2013년 10억500만원에서 2017년 13억7900만원 연평균 9.7%로 늘었다.

최종원 교수는 “환자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보이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말기 간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현재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나 치료법이 아직 없는 만큼 식생활 개선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