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北日, 베트남에서 '비밀회동"…日정부 "확인 거부"(종합)

by정다슬 기자
2018.08.29 15:29:06

日, 美측에 사전통보 안해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2014년 7월 4일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과 만나고 있다. [사진 =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 정부가 7월 베트남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측과 극비리에 회담을 진행했다고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대응했다.

WP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는 일본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을 이끄는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 정보관,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 책략실장이 각각 참석했다. 당시 회담 사실이 미국측에 사전에 전달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의 송환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한편, 자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로 삼아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지만, 성명서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나는 진주만을 잊지 않는다”라며 일본의 대미 무역정책을 비판하는 등 미일 관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9일 정례회견에서 WP보도에 대해 “그런 언론 보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면서도 “모든 사안에 정부가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주만을 언급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및 북한 핵·미사일 등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일 비밀회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기타무라 내각 정보관도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