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빚은 명품,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종합)

by성세희 기자
2017.05.30 14:59:32

깨지기 쉬운 도자기에 방탄 소재 접목
도자기, 깨끗한 내부 유지하고 고급스러워

사진 왼쪽부터 부민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와 최익수 상무, 국가무형문화재105호사기장 김정옥 선생, 한국인 최초 미슐랭 2스타 임정식 셰프가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Porcelain)을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지난 8년간 냉장고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손꼽힐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도자기로 냉장고를 개발한다는 게 막막했습니다”

이무형 삼성전자(005930) 생활가전 냉장고 개발 상무는 30일 서울 강남구 호림아트센터에서 열린 ‘셰프컬렉션 포슬린(Porcelain)’ 출시 행사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이 상무는 “이번 제품을 개발하는 데 2년이나 걸린 이유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로 내부를 만드는 게 어려워서다 ”라며 “단단하면서도 도자기 고유 빛깔을 잃지 않게 하는 게 난제였다”라고 털어놨다.

삼성전자가 이날 출시한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금속 재질인 겉면과 달리 냉장 부문 내부 벽면이 흰 빛깔의 도자기로 이뤄져 있다. 도자기는 깨끗한 빛깔과 광택 덕분에 식기를 비롯해 장식품으로 쓰였다. 삼성이 냉장고에 도자기 소재를 채택한 이유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깨끗한 내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부민혁 생활가전 제품디자인 그룹 상무는 이날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고 고급 식기로 주로 쓰이던 도자기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도자기를 냉장고 내부에 탑재했다”라며 “도자기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정교하게 마무리해 사람 손길이 닿은 듯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깨지기 쉬운 도자기에 방탄복에 사용되는 섬유 복합 소재인 아라미드 (Aramid)를 합성했다. 좋은 재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삼성은 중국과 영국 등지에서 질 좋은 도자기 원료를 찾았다. 또 정제한 도자기 원료를 일본에서 초벌구이와 재벌구이를 거쳐 우리나라 광주 공장으로 공수한다.



이 상무는 “도자기를 흙으로 굽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40일간 27가지 공정을 거치고 첨가제를 넣는 등 고민해야 했다”라며 “중국과 영국에서 최적의 소재를 찾아서 일본 공장에서 도자기 부품을 굽고 광주 공장에서 조립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익수(좌)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와 부민혁(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제품디자인 그룹장이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Porcelain)을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수작업 공정이 많아서 다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생산되는 편이다. 삼성은 우선 국내에서 출시해서 소비자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일부 소비자는 언론에 공개되기 전 이 제품을 먼저 접하고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아 한국총괄키친솔루션 마케팅 그룹장은 “(제품에 관심을 보일만 한) 일부 소비자에게 먼저 이 제품을 소개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라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럽게 제작했다는 걸 소비자가 먼저 알고 인정해줬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 포슬린’으로 고급 가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1499만원(출고가 기준)으로 지난 3월 출시된 고급 냉장고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보다도 500만원가량 비싸게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제품 출시 국가도 늘릴 예정이다.

부 상무는 “(삼성전자가) 500만원 이상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다”라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을 통해 고급 시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지난해보다 (고급 가전 시장을) 3배 이상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최 상무도 “이번에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출시하고 반응이 좋으면 세계 시장으로 출시하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라며 “우선 우리나라 소비자 반응을 보고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