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레스토랑족' 등장에 주방가전 시장 들썩
by채상우 기자
2015.05.28 16:23:52
업계, 5조6000억 주방가전 시장 지속적 성장 예상
장기적 불황에 외식 비용 줄이려 집밥 찾는 국민 증가
대유위니아, 6월 '딤채포트'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전기밥솥 '딤채쿡' 출시
쿠쿠전자·리홈쿠첸, 전기레인지에 집중 투자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홈레스토랑족’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주방가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불황에 따라 외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밥을 해먹는 인구가 증가하고 ‘냉장고를부탁해’, ‘삼시세끼’ 등 TV 요리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전업계는 커지는 주방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방가전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성장해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올해 1분기 G마켓의 주방가전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8% , 옥션은 39% 각각 늘었다.
| G마켓 1분기 주방가전 전년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 자료=이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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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가 내놓는 수치보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외식 비용을 줄이고 집에서 밥을 해먹는 2인 이상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보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요리 문화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으로 인한 반짝 트렌드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가전제품 4사 지난해 매출액. 자료=금융감독원 정보공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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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는 28일 1~2인용 미니 냉장고 ‘딤채S’ 출시를 시작으로 내달 말에는 전기주전자 ‘딤채포트’를 내놓는다. 내년 1월에는 전기밥솥 ‘딤채쿡’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유위니아는 꾸준히 주방가전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소 및 영업부 직원 4~5명이 한 팀을 이룬 기획팀 6개를 구성해 신제품 생산 관련 연구를 하고있다.
위니아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11월 위니아만도가 대유그룹에 인수된 후 변경된 사명이다. 대유위니아가 주방가전으로 눈을 돌린 것은 에어컨시장에서 대기업 장악력이 커지면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여기에 국내에 불어닥친 요리 열풍이 사업 영역 개척에 방향을 잡아줬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홈카페 열풍 등 이미 예전부터 요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을 예상해 주방가전제품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11월 위니아만도 인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주방가전제품 생산에 들어갔다”며 “여기에 요리 열풍이 더해져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숟가락과 젓가락 빼고는 다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팀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해 12월 세로형 식품건조기인 ‘한경희 스탠딩 식품건조기’를 출시했다. 세로형 건조기는 가로형 건조기보다 공기를 빠르게 순화시킬 수 있어 건조기 내 식재료가 골고루 건조될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다기능 영양식 제조기 ‘한경희 건강식마스터’를 내놓았다. 해당 제품은 조리가 어려운 죽이나 이유식, 두유 등을 식재료에 따라 자동으로 열을 조절해 손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 하반기에는 볼 형태인 한국식 식기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식기세척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밥솥업계에서도 밥솥 외 주방가전제품과 조리기구와 같은 주방용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쿠쿠전자(192400)는 지난해 7월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주방용품 브랜드 ‘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냄비뿐 아니라 주방용품 전체로 확대된 킨델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독과점 시장인 밥솥업계의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고 새로운 사업을 찾는 와중에 지난해부터 요리 열풍이 몰아쳤고 이에 따라 쿠쿠전자가 가지고 있는 소재기술을 이용해 킨델 브랜드를 출시하게 됐다”며 “주방용품 외에 새로운 전기레인지 등 주방용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홈쿠첸(014470)은 전기로 음식으로 조리하는 전기레인지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로 음식을 조리하는 밥솥의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리홈쿠첸의 전략이다.
지난해 9월에는 전기레인지 ‘IH스마트레인지’를 출시했다. IH스마트레인지는 전기압력밥솥에 사용되던 유도 가열(IH)방식을 이용해 기존 전기레인지보다 열손실이 적고 화력이 뛰어나 물 끓는 속도가 3배 정도 빠르다. 자동으로 화력 조절을 해 안전성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리홈쿠첸은 IH스마트레인지에 적합한 프리미엄 주방용품 브랜드 ‘IH쿠첸’을 지난 2월 선보였으며, 올해 하반기에 화구 제한 없이 조리를 할 수 있는 ‘세미프리 IH전기레인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전업계의 행보에 기존 주방가전 업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방가전 제품에 따라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도 있는데 그 와중에 시장을 참여하는 업체가 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경쟁이 아닌 제품과 마케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벌이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