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논란 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

by박진환 기자
2022.03.28 16:09:28

여·야 대전시장 후보들 "대체 공간 없는 철거는 결사 반대"
허태정 시장 "이미 4년전 결정…정치공세" 강행 의지 확고
현 부지에 2025년 개장 목표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추진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문제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대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후보들은 ‘철거 반대’를,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안없는 반대는 정쟁’일 뿐이라며 철거 강행을 예고하고 있어 선거 과정에서 격렬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밭종합운동장 전경.(사진=대전시)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민선 7기 공약인 프로야구 전용구장(베이스볼 드림파크)을 건설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전시는 이 철거 부지에 2025년 개장을 목표로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한밭종합운동장을 이용했던 체육인들을 위한 대안으로는 충남대에 대전대, 한남대, 배재대 등 지역대학에 육상경기장 공사 등을 통해 대체 시설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2027년까지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을 건립해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체한다는 게 대전시 측의 설명이다.

대전시장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안 없는 철거”라며 대전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장 예비후보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이 2027년 개장한다고 해도 앞으로 5년 동안은 종합운동장 하나 없이 전국대회도 치르지 못하는 도시가 된다”며 “새로운 종합운동장을 마련한 뒤 옮기는 것이 맞지 철거부터 하고 나중에 짓겠다는 발상은 26년 행정을 해본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도 “임기 말에 제대로 된 대안없이 한밭운동장 철거를 강행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라며 “한밭운동장 철거는 저를 비롯해 국민의힘 박성효, 이장우, 정용기, 장동혁 예비후보 모두가 반대하고 있고, 심지어 인·허가권을 가진 민주당 소속 박용갑 중구청장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예비후보는 “몇 개월이 늦춰지더라도 대안없이 한밭운동장을 철거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제대로 된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4일 대전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및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대전시)
반면 허태정 시장은 타 후보들의 공세를 ‘정치적 공세’로 규정,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허 시장은 “이 사안은 이미 3~4년 전부터 결정된 사안으로 사업이 집행되는 단계에서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 측면이 강하다”며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한밭체육관 주변의 민가 수용 방안은 공간 확보가 어렵고 사업비도 많이 들어 재정부담이 커진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에 따라 충남대 운동장 등 대체 훈련공간을 국제기준에 맞게 설계하고 있어 선수훈련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박용갑 중구청장과도 좀 더 긴밀하게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