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위안에 强달러까지…환율 얼마나 오를까

by김정남 기자
2016.01.11 17:06:19

弱위안화 强달러화 겹쳤다…원·달러 환율 급등
이주 1210원 돌파후 1210~1220원대 움직일듯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원 오른 1209.8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새해 벽두부터 원·달러 환율이 121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추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210원이 이번주 내에 뚫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1209.8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1.7원이나 올랐지만, 원화 약세 압력은 더 있다는 예상이다. 동조화 현상이 강화된 중국 위안화와 함께 약세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11일 “위안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1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이 클 것”이라면서 “1분기 중에는 1230~124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요인이 위안화 평가절하 기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5626위안(0.02% 평가절상)으로 고시했음에도 역외시장에서는 오히려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내놓은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시장의 위안화 절하 압력이 강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여럿이란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이는 곧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외에 북핵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도 변수다. 이같은 요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당장 이번주 원·달러 환율부터 121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급등한 다음날인 12일 1210원대에 안착한다면, 저항선은 1220원으로 옮겨갈 게 유력하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반영하면서 1216원까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문일 유진선물 연구원은 “우리 외환당국이 계속 개입하는 정황이 있고 중국당국도 (위안화 절하를 늦추는) 조치를 하면 빨리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번주에는 1215원을 기준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달러화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이날 수출업체들이 벌어온 달러화를 시장에 쏟아낸 물량도 많았다고 한다.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는 심리가 그만큼 잦아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외환당국도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막고자 일정한 저항선을 기준으로 개입에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