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도 불사"…카드사 노조, 빨간 머리띠 동여맸다
by전선형 기자
2021.11.08 17:22:38
가맹점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극렬 반대
정치권 대선 표심 얻기 위한 도구로 활용
"12년간 13번 인하…카드업계 생존권 위협"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카드사 노조가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엔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관련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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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드사 노조)는 ‘카드노동자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에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중단,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카드사 노조는 오는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 강도에 따라 결제 서버를 중단하는 ‘결제셧다운’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영세 중소 상인의 희생과 일부 빅테크 기업만 배불리는 금융위원회와 정치권의 카드 산업 정책 실패를 강력히 규탄하고,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금융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 힘 등 정치권이 수일 내 유의미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카드노동자들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간 13차례 걸쳐 인하됐다. 세 차례의 적격비용 재산정과 함께 소상공인 부담경과 등을 이유로 정치권이 요구하면서 거의 매해 수수료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3년마다 카드사가 원가를 책정해 카드수수료를 재산정하는 제도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3년간 카드업계의 자금조달·위험관리·일반관리·마케팅비용 등의 비용과 카드사·소상공인·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금융당국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2012년 도입 이후 적격비용 산정은 세차례 이뤄졌다.
카드사 노조는 “지난 12년간 13회에 걸친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영업점 축소, 내부비용 통제에 따른 영업활동 위축, 급격한 카드모집인 감소 등 카드사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았다”며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시장의 자율로 정해지는 대한민국에서 유독 카드 가맹점수수료만은 정부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악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세중소자영업자는 부가가치 세액공제제도를 감안 할 때 약 92%의 가맹점이 카드수수료의 실질적 부담 효과가 0%인 상황”이라며 “반면, 영세중소자영업자들의 고정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아무런 정책적 견제 없이 급등했고, 독점 빅테크 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책정한 수수료는 아무런 제지 없이 영세중소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급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산업은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기형적 구조로 변질됐다”며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엉터리 정책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의 대규모 적자를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와 소비자 혜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기형구조로 버티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카드사 노조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추진 즉시 중단 △적격비용재산정제도 폐지 △빅테크 특혜 중단 △노사정 논의기구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