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성경찰 연락처 뿌리며 '능욕'한 경찰간부, 2심도 실형
by이용성 기자
2020.12.07 15:36:36
서부지법, 7일 성특법 위반 혐의 A씨 항소심 공판
재판부 "명색이 경찰인데 본분을 망각"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동료 여성 경찰관들의 연락처와 사진 등을 랜덤 채팅방 등 인터넷상에 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찰 간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재판장 성지호)는 7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서울 모 지구대 소속 간부 A씨에 1심과 같은 징역 8월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약 9개월간 경찰 내부인사망을 통해 알아낸 여성 경찰관들의 사진과 연락처를 음란한 문구와 합성해 채팅방 등 인터넷상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랜덤 채팅방에서 동료 여성 경찰관인 척 익명의 남성들에게 접근해 음란한 문자와 사진 등을 보내달라며 해당 여경의 전화번호를 준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원심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A씨 측은 법리적으로 무죄라며 각각 항소했다.
지난 9월 항소심에서 A씨 측은 “범행은 인정하지만 반복적으로 저지르지 않았다”며 “익명의 남성에게 여경인 척하고 연락처를 건넨 행위와, 익명의 남성이 그 연락처로 해당 여경에게 연락한 행위 간 `행위지배`가 있었는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의 반복성이 인정된다”면서 “또한 A씨가 피해자인 동료 여경인 척 행동하면서, 연락처를 온라인상에 유포한 행위로 인해 구체적인 범행으로 나아갔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명색이 경찰이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며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인데 피고인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인적사항이 노출돼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A씨는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고 피해자들에게 합의만 종용했지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